2014년 2월 6일 목요일

'자신감 제로' 인도 가정주부, 4주만에 영어 완성하기

영화 '굿모닝 맨하탄'

   
영어에 대한 공포와 선망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인도에서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인도 영화 '굿모닝 맨하탄'(사진)은 영어 울렁증을 이겨내려는 가정주부의 영어 도전기인 동시에 아내와 엄마에서 벗어나 자신의 존재감을 되찾는 성장기이다.

모든 면에서 완벽한 인도의 가정주부 샤시는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가족으로부터 크고 작은 무시를 받는다. 그러던 어느 날 뉴욕에 사는 조카의 결혼 준비를 돕기 위해 다른 가족보다 먼저 미국으로 날아온다. 그리고 지나가던 버스에서 '영어 4주 완성'이라는 광고를 보고 영어학원을 찾는다.

영어를 써야 하는 미국에 혼자 가기 무서워하던 가정주부 샤시가 4주 만에 영어에 자신감을 찾는 과정을 보고 있노라면 '영어 별거 아니네'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든다. 겉보기에는 소심한 것 같던 샤시가 직접 영어학원에 전화를 걸고, 홀로 낯선 뉴욕의 지하철을 타고 영어학원을 찾아가 수업을 듣는 모습을 보면 영어에 대한 묘한 용기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의 진정한 미덕은 샤시의 영어 울렁증 극복 과정을 가족과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자립해가는 모습으로 연결한 점이다. 마지막에 샤시가 멋진 결혼 축사를 영어로 하는 장면은 꽤 감동적이다. '굿모닝 맨하탄'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모든 문제를 샤시처럼 주체적으로 용기를 갖고 맞서야 진정한 자신을 만날 수 있다고 말한다. 스스로 삶을 개척하며 행복을 찾아가는 샤시는 우리 시대의 진정한 멘토가 아닌가 싶다.

한편 '굿모닝 맨하탄'에는 인도의 연기파 배우가 대거 등장한다. 샤시 역을 연기한 스리데비는 아역부터 현재까지 27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한 국민배우로, '인도의 메릴 스트리프'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샤시의 남편 사티쉬 역의 배우도 낯이 익은데, '라이프 오브 파이'에서 파이의 아버지 역을 맡은 아딜 후세인이다.

혹시 '굿모닝 맨하탄'이 인도 영화라서 과장된 이야기에 난데없이 등장하는 춤과 노래가 나오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는 관객이라면 안심해도 된다. 안정적이고 감동적인 드라마 속에서 영어를 못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해프닝이 웃음을 주고, 이야기를 전혀 방해하지 않는 흥겨운 음악이 영화를 더욱 빛내기 때문이다. 6일 개봉.
<기사 출처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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