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17일 월요일

주총리직 내던진 ‘케지리왈의 파격’ 5월 인도 총선에서 득 될까 독 될까

ㆍ반부패법 무산되자 사퇴… “미숙” “신선” 평가 엇갈려

파격적인 행보로 주목을 받았던 인도 반부패 시민운동가 출신 아르빈드 케지리왈 아마드미당 총재(45)가 오는 5월 총선을 앞두고 배수의 진을 쳤다. 핵심 공약이었던 반부패 법안이 지난 14일 인도국민당과 국민회의당의 반대로 주 하원 통과가 무산되자 델리 주총리직을 전격 사퇴한 것이다. 주총리로 취임한 지 불과 49일 만이다.

‘잔 로크팔’(힌두어로 시민옴부즈맨이란 뜻)이라 불리는 반부패 법안은 케지리왈의 핵심 공약으로, 독립적 권한을 지닌 옴부즈맨이 공무원 부패사건을 수사하고 시민 피해를 보상하며 내부고발자를 보호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하고 있다. 그는 “우리의 목적은 정권을 잡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변혁하는 것”이라며 법안 통과가 실패로 끝날 경우 주총리직을 내놓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아르빈드 케지리왈 아마드미당 총재가 지난 14일 뉴델리에서 주총리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델리 | AP연합뉴스

케지리왈 총재는 사퇴 연설에서 “국민회의당이 반부패 법안을 지지하겠다고 약속하고도 막판에 입장을 바꿔 인도국민당과 합세해 법안 통과를 반대했다”면서 “양당이 힘을 합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거대 양당이 이로써 자신들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비꼬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49일 만에 물러난 케지리왈을 놓고 “(시민운동가 출신 주총리가) 선동가 티를 벗지 못한 채 미숙한 행정력으로 중산층 지지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케지리왈은 주총리로 취임한 후에도 중앙정부가 관할권을 가진 경찰조직의 쇄신을 요구하며 도심 시위 행진을 벌이는 등 행정 스타일을 놓고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도 정치 역사상 유례없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약속대로 미련없이 주총리직을 내던진 그의 모습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번 사퇴가 오히려 오는 5월 총선에서 아마드미당에 표를 집결시켜주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그의 사퇴 직후 아마드미당 후원금은 하루 30만~40만루피에서 280만루피로 껑충 뛰어올랐다.

그는 주총리직을 사퇴한 후 천연가스 가격 담합 의혹을 제기하며 인도 최대 재벌인 가스회사 릴라이언스그룹과 중앙정부 고위 관료 모두를 공격하고, 오는 5월 총선에서 가장 강력한 총리 후보로 손꼽히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국민당 총재에게도 선거자금 출처 의혹을 제기하며 비판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 힌두스탄타임스의 산조이 나라얀 국장은 “지금 인도의 저소득층에게 케지리왈은 로빈후드와 같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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