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우려로 인도 여성들 사이에 스쿠터 바람 불어

인도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스쿠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12년 20대 여성이 버스 안에서 성폭행을 당한 뒤 숨진 이후 대중 교통의 위험성을 느낀 여성들이 안전한 스쿠터를 이동 수단으로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대안적 교통 수단으로 스쿠터 인기가 높다. 로이터기사캡쳐(http://www.reuters.com/article/2014/02/07/us-india-scooters-idUSBREA1609520140207)

스쿠터는 인도 여성들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수단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유복하고 독립적인 여성들이 인도에 스쿠터 바람을 몰고 오고 있으며 외국 유명 오토바이 제조업체들도 앞다퉈 여성용 스쿠터 모델을 내놓고 있다고 7일 전했다.

스쿠터는 여전히 지난해 1400만대에 달하는 이륜자동차 시장에서 20%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데 그쳤지만 증가세는 다른 교통 수단을 앞지르고 있다. 스쿠터 판매량은 지난해 3월 이후 12월까지 20%가 증가했지만 오토바이 판매량은 같은 기간 2.5% 증가에 그쳤고 자동차와 트럭, 버스 판매량은 감소했다. 

인도 여성 사이에서 스쿠터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성폭행을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덜 수 있다는 점이 첫번째로 꼽힌다. 남자 형제나 친구들에게 부탁하지 않고도 자신이 가고 싶은 곳으로 마음대로 이동하길 원하는 독립적인 여성들이 늘고 있다는 점과 중산층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스쿠터의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 근거가 된다. 

인도 중산층 여성들에게 스쿠터가 대중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혼다와 야마하 같은 외국 유명 오토바이 제조업체들도 새로 여성용 모델을 출시하거나 생산 시설을 확장하는 등 수요 증가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세계적 컨설팅 업체 PwC 인도의 압둘 마지드는 “대학 학력의 여성과 직장 여성들에게 스쿠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주부들도 아이들을 통학시키거나 시장을 보러가는 데 스쿠터를 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쿠터 판매가 더욱 늘고 기업들도 더 많은 여성용 스쿠터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야마하는 지난 2012년 처음으로 여성용 스쿠터 ‘레이(RAY)’를 출시했다. 대당 가격이 약 750달러(약 80만원)인 레이는 흰색, 핑크색, 포도색 세 가지 색깔로 나온다. 야마하 측은 구매자의 약 70%는 30대 이하의 여성이라고 밝혔다. 혼다도 지난 5일 인도에 연간 12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네 번재 오토바이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오토바이 제조사들은 스쿠터가 여성들에게 대안적 교통 수단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지만 아직은 북부지역보다 보수성이 덜한 남부와 서부 지역에서 더 시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기사 출처 :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