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8일 화요일

세계 갑부들 런던 부동산 구입 줄이어… 주택가격 상승 견인

가격 상위 5% 런던 부동산 85%는 외국 투자자가 소유… 28평아파트 90억원에 팔리기도

영국 런던의 쇼핑가 나이츠브리지에 있는 고급 아파트 '원 하이드 파크'. 지난달 방 하나인 면적 92㎡(28평)짜리 아파트가 매물로 나왔다. 파산한 아일랜드 출신의 부동산 개발업자 레이 그레헨이 내놓은 물건이었다. 이 아파트는 시장에 나온 지 3주일 만에 525만파운드(90억원)에 팔렸다. 평당 매매가격이 3억2000만원에 달하는 셈이다.

런던에 '수퍼 리치(super rich)'라고 불리는 최상위 부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영어를 사용할 수 있고, 부동산 매매에 따른 규제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자산조사 전문회사 '웰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현재 런던에는 개인 자산 2000만파운드(343억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가 4000명이 넘는다. 중동과 러시아, 남유럽 등의 부호들은 런던의 고급 주택을 앞다투어 사들이고 있다. 러시아 석유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는 켄싱턴 팰리스 가든의 저택을 2011년 9000만파운드(1544억원)에 구매했다. 그의 이웃은 인도 출신 철강 재벌 락시미 미탈이다. 가격 상위 5%에 드는 런던 부동산의 85%는 외국 투자자에게 팔리는 상황이다.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투자자들이 지난 1년간 영국에서 사들인 부동산만 5억파운드(8581억원)에 이른다.


 영국 런던 쇼핑가 나이츠브리지에 있는 ‘원 하이드 파크’아파트.
 영국 런던 쇼핑가 나이츠브리지에 있는‘원 하이드 파크’아파트.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되는 런던 부동산 중에서도 최고급에 속한다. /블룸버그
최근엔 중국계 부호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홍콩 부동산 거부 조셉 라우는 런던 하이드파크 인근에 있는 고급 주택가 벨그라비아의 6층 저택을 3300만파운드(566억원)에 구매했다. 이 저택엔 현지 대학에 다니는 그의 딸이 살고 있다. 지난해 런던올림픽을 전후해 영국을 찾은 중국 투자자들이 한 달 동안 투자한 돈은 6000만파운드(1030억원)에 달한다고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수퍼 리치들이 런던에 몰리면서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고급 주택가뿐만 아니라 첼시 등 중산층이 사는 지역의 아파트까지 덩달아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일간지 이브닝 스탠더드는 "중산층들이 런던 시내에서는 이제 제대로 된 집을 구할 수가 없다"며 "수퍼 리치들이 런던 전체를 고급 주택단지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사 출처 :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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