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31일 목요일

‘인도 민중 신학자’ 와티 롱차르 박사 “원주민 신앙 지키려면 교회 연대 필요”

“세상에서 가장 소외당하고 멸시받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됩니다.”

와티 롱차르(52·인도 세람포르 대학) 박사는 밝은 표정으로 원주민 사전대회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31일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가 열리고 있는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만난 롱차르 박사는 자칭 타칭 ‘인도의 민중 신학자’다. 부산총회 참석차 방한한 그는 10여 개국 70여명이 참여한 원주민 사전대회에서 큰 감동을 받은 듯 했다.

“세계 곳곳의 원주민들이 서로 마음을 열고 저마다의 신앙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습니다. 이번 총회는 흩어져 살아가는 크리스천 원주민들이 ‘우리는 뭉칠 수 있고, 우리들만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걸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침례교 출신의 롱차르 박사는 원주민 신학을 가르치는대학 교수다. 그가 몸담고 있는 세람포르 대학은 ‘선교의 아버지’ 윌리엄 케리(1761∼1834)가 인도 웨스트뱅골 지역에 세운 신학대다. 신학을 공부하면서 그는 자연스럽게 원주민 신앙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원주민들은 다른 부류의 사람들보다 비교적 자연스럽게 신앙을 접할 수 있어요. 하지만 원주민 거주 지역에 대한 외부의 노출과 경제·문화적 예속이 점점 심해지면서 삶의 터전을 잃고 있어요. 즉 정체성과 문화, 경제적 토대까지 점점 무너져내리는 상황이 안타까웠어요.” 자신을 포함해 4대가 기독교 신앙을 지키고 있는 가정에서 자란 ‘진골’ 크리스천인 그가 원주민 신학에 투신한 이유다.

그는 원주민 신앙을 지켜나가기 위한 급선무로 원주민 교회들 간의 ‘연대’를 꼽았다. WCC같은 교회연합기구를 통해 에큐메니컬(교회일치·연합) 운동을 함께 펼쳐 나가면서 힘을 모으고 외부에 알려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을 50여 차례나 다녀간 ‘지한파’로 꼽히는 그는 한국교회에 대한 고마움과 걱정의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한국교회는 빠르게 성장하면서도 전 세계 에큐메니컬 운동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하지만 교파 수가 너무 많아요. 서로 연대하고 협력하는 일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되는 한국교회를 위해 저도 기도할게요.”
<기사 출처 : 국민일보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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