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30일 수요일

울며 양파먹는 12억 인도…정권도 눈물 흘리나

양파값 1년새 320% 급등
국민 분노…내년 총선 핫이슈로


양파값 급등이 12억 인도 국민의 삶을 흔들고 있다. 인도요리의 주재료인 양파 가격이 최근 몇 년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선거의 핵심이슈로 떠올랐고, 음식문화마저 바뀔 조짐을 보인다.

3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지난 12개월 동안 320% 이상 급등한 인도 양파값이 4주 후 있을 5개주(州)의회 선거결과와 7개월 후 총선에서 집권 여당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 요리에서 양파는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다. 커리를 만들 때 사용하고, 우리의 김치처럼 양파절임을 식사에 곁들인다. 서민들의 주식이지만 인도 정부는 수년 째 ‘양파값’을 잡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지난 6월 수천명이 숨진 대홍수의 영향으로 작황이 좋지 않은데다 열악한 저장 인프라, 사재기, 체계가 잡혀있지 않은 유통망 등 만성적인 구조의 문제가 겹쳐 양파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인도 매체 인디안익스프레스는 지난해 9월 수도 뉴델리의 양파값은 100파운드 당 1510루피에서 올해 9월 5913루피까지 올랐다고 보도했다.

‘금파’가 된 양파 가격에 국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소비량을 줄이고 있다. 뭄바이에 거주하는 공인회계사 쉬바니 베르마는 CNBC에 “양파를 대체해 토마토나 마늘, 생강이 들어간 요리를 주로 한다”며 “예전에는 월 4~5kg의 양파를 샀지만, 이제는 0.5kg 정도밖에 사지 못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뭄바이의 양파값은 현재 1kg당 1.22달러까지 올랐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인도 국민의 3분의 1이 하루 1.25달러 이하로 생활한다. 일반 국민들이 체감하는 ‘밥상물가’가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불안한 밥상물가에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도 높아지고 있다. 

인도 정부는 지난 9월 양파의 최소 수출가격을 40%이상 올려 해외 반출을 막고, 이웃한 파키스탄과 이란, 중국, 이집트 등에서 양파를 수입할 계획을 세웠지만 양파값은 계속 오르고 있다. 

양파값 폭등에 따른 불만은 곧 표심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인도 정치권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도는 이전에도 ‘양파폭등’으로 2명의 총리가 물러난 적이 있다. 양파 가격 증가세가 계속된다면 7개월 후 총선결과도 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기사 출처 :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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