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9일 화요일

인도 '까는' 파키스탄 영화 돌풍



‘인도 출신 스파이가 파키스탄 경찰학교에 잠입해 경찰 100명을 사살한다. 이들은 국제 테러단체 탈레반과 연계해 테러를 기도하다 파키스탄 당국에 진압당한다.’

파키스탄에서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액션 영화 ‘와르(Waar)’의 줄거리다. 하지만 이 영화는 “영토 문제로 갈등을 빚는 인접국 인도를 악마화하고 애국심만 강조한 저질 선전영화”라는 반발을 사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파키스탄과 인도는 1947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양국 접경 산악지대인 카슈미르를 두고 세 차례 전쟁을 치렀다. 지금도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영화 제작엔 파키스탄 영화 사상 최대인 220만달러(약 23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보통 영화 한 편을 만드는 데 쓰이는 비용의 100배에 달한다. ‘와르’는 헬리콥터 추격전과 특공대의 산악 포위 작전 등 화려한 볼거리를 앞세워 개봉 열흘 만인 지난 25일 100만달러 수입을 기록했다.

하지만 인도를 테러지원국으로 묘사한 탓에 자국에서조차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파키스탄 소설가 알리 셰티는 “잘못된 고정관념을 심화하는 교활하고 악의에 찬 선전영화”라고 혹평했다. 파키스탄에는 ‘국내에서 발생한 테러 대부분은 인도의 사주에 따른 것’이라는 음모론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데, 이 영화가 이런 현상을 강화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나와즈 샤리프 총리가 인도와 유화정책을 펼치자 이에 반발하는 군부가 영화 촬영을 도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영화제작자 하산 라나는 “헬리콥터와 부대가 등장하는 한 장면에만 군이 협조했을 뿐 금전적인 지원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해 인도에서도 인도 정보요원과 사랑에 빠져 국적을 버린 파키스탄 여성요원이 등장하는 반(反)파키스탄 영화가 제작돼 관객을 끌어들였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기사 출처 : 조선일보>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