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5일 금요일

12억 인도 인구, '생애 첫 통장' 유행

인도 북부 라자스탄주의 작은 마을에 사는 아니타 요기(26, 여)씨는 지난해까지 은행 계좌가 없었다. 여유돈이 생기면 집안 어딘가에 숨겨두는 것이 저축의 전부였다. 하지만 요기씨는 최근 은행 계좌를 만들었다. 재봉사인 그는 인도의 전통복장인 사리를 만들 재료를 구입하기 위해 은행 대출까지 받았다. 그는 “사업을 확장하고, 아이들 교육을 위해 더 많이 저축하고 싶다”며 HDFC은행의 자동인출카드를 보여줬다. 

최근 인도에서 은행 열풍이 불고 있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인도의 대형 민영은행들이 경제난에 처한 도시 영업이 신통치 않자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지방으로 지점을 늘리고 있는 덕분이다. 

인도중앙은행(RBI)에 따르면 이미 1조달러(1060조원 상당)에 육박한 인도의 은행권에는 수백만명의 신규 대출 기회가 남아있다. 인도중앙은행도 규제 완화 서류작업 간소화 등을 통해 은행 지점 확대를 적극 돕고 있다. 금융 몸집을 키우기 위해 농장주와 소상공인들의 대출을 장려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인도 최대 민영은행인 ICICI는 지난 18개월간 지방 지점을 두 배로 늘렸다. 현재 656개의 지방 지점은 전체 은행지점 3384개의 5분의1에 해당한다. 대부분 지방 지점은 신설된 것이다. 

인도의 국영은행들은 그동안 값비싼 비용을 들여 지점을 운영해왔다. 민영은행이 지점 영업을 확대한 것은 이번에 처음이다. 신규 고객을 유치할 기회가 높은 많은 수익이 난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인도인들은 은행을 멀리했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12억명의 인도 국민 가운데 35% 가량만 은행계좌를 갖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인도 은행업계의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다. 소득 수준이 늘어나고 은행 지점도 확산되면서 ‘생애 첫 통장’을 만들고 대출을 받으려는 인도인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CLSA는 인도 지방의 은행대출이 2020년까지 9000억달러에 근접할 것으로 추정했다. 국가 전체 은행 대출의 3분의1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 기준 인도 지방의 은행대출은 1700억달러로, 국가 전체 은행대출의 20%에 불과했다. 

지점 확장의 걸림돌도 있다. 작은 지방도시에선 거래량이 적기 때문에 영업비용이 높기 때문이다. 이같은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ICICI의 경우 자동차 차고 규모의 지점을 만들었다. 인구가 적은 지역에선 은행원들이 지점을 오가며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이다. 이 은행은 밴에 영업소를 설치한 이동식 지점도 운영하고 있다. 
<기사 출처 : 아시아경제>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