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9일 화요일

인도 여당이 '연꽃 가려달라'고 요구한 이유는

"연꽃=야당"…여당, 州 하원선거 앞두고 이색 요구

인도 집권당인 국민회의당이 선거당국에 중부 마디아프라데시주 곳곳에 피어 있는 연꽃을 가려달라는 '이색적인 요구'를 하고 나섰다.

다음달 마디아프라데시에서 실시될 주 하원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연꽃을 보고서 인도국민당에 표를 던지지나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서다.

국민회의당은 28일(현지시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이런 요구를 담은 서한을 보냈다고 인도 언론이 29일 보도했다.

국민회의당 간부인 아마르 찬드 바와리아는 서한에서 "마디아프라데시내 40여개의 선거구에 대규모로 재배되는 연꽃이 때마침 만발한 상태"라면서 "연꽃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한은 선관위가 과거에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하원선거 직전에 지역정당인 바후잔사마지당(BSP)의 상징으로 공원 곳곳에 세워진 코끼리상을 종이로 가리도록 명령한 적이 있다며 연꽃이 피어 있는 연못들이 유권자들에게 보이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회의당의 다른 관계자는 자당 대표단이 2008년 당시 연꽃이 나오는 공립 6개 학교 사회 교과서가 이듬해 치를 총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선관위에 교과서 수거조치를 요구한 적도 있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인도국민당 대변인 비슈와스 사랑은 "이런 요구는 국민회의당이 정신적인 파산 상태에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그렇다면 유권자들은 국민회의당의 상징인 손을 모두 가려야 한다"고 맞받았다.

'당황스러운' 처지에 놓인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정치권이 비상식적인 요구를 그만둬야 할 때가 됐다고 일침을 가했다. 

국민회의당의 이번 요구는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인도국민당이 마디아프라데시 하원선거에서 압승할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나왔다. 

인도 여야는 11월 중 실시될 마디아프라데시 등 5개주 하원선거와 내년 5월로 예정된 총선을 위해 유세전을 벌이고 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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