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비자 대신 방문비자 받아 월마트 등에 인력 송출하다 덜미
인도의 IT 대기업인 인포시스가 미국 비자 사기를 한 혐의로 미국 정부에 3500만달러(한화 약 372억원)의 벌금을 내는데 합의했다.
기술인력을 파견하는 인도 최대 아웃소싱 기업이 인포시스는 발급받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취업비자( H-1B) 대신 발급이 쉬운 방문비자(B-1)를 받아 직원을 미국 기업에 파견했다가 거액의 벌금을 내는 망신을 당하게 됐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은 미국 검찰이 2년여 동안의 수사를 끝내고 29일(현지시간) 수사결과와 인포시스가 2008년부터 방문비자(B-1)를 받은 인력을 불법으로 미국에 송출한 혐의를 밝힐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인도 방갈로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인포시스는 골드만삭스와 월마트,시스코시스템스 등에 인력을 파견하고 있는 회사로 뉴욕 증권거래소에도 상장돼 있는 기업으로 전 세계에서 채용한 직원은 약 15만7000명이다.
3월 말로 끝난 2012 회계연도에 매출 74억 달러, 순익 17억3000만달러를 달성했다. 각각 전년 동기대비 5.8%와 50%가 증가한 것이다.
미국 검찰은 인포시스가 근로자 신원확인서(I-9)를 작성하지 않는 등 조직적으로 오도된 정보를 미국 이민 당국과 영사관에 제출해 신속한 비자를 받도록 함으로써 부당하게 경쟁력을 얻어 미국 근로자보다 저가에 인력을 공급했다고 주장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2011년 2월 당시 인포시스 직원이던 잭 제이 파머가 회사 측에 이민법을 위반했을 수 있다고 우려를 제기하자 간부들이 그를 보복했다며 인포시스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백일하에 드러났다.
그의 소장에 따르면, 인포시스는 파머에게 취업하러 미국에 가는 게 아니라 회의 참석차 미국에 간다는 내용의 B-1 지원서를 준비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미국은 연간 6만5000건의 H-1B를 발급하고 있지만, 수개월의 시간과 서류 및 법률 수수료 2000달러를 포함, 1인당 5000달러의 비용이 든다. 반면, B-1비자는 발급 한도가 없으며, 발급에 2~3일에 비용도 160달러만 든다.
H-1B 비자로 미국을 방문한 인력은 최장 3년간 미국에 체류할 수 있으며 미국 기업이 소득세를 원천 공제하고 급여를 지급한다. B-1 비자는 회의참석이나 기계 설비 설치 등을 위한 기로 미국을 방문할 때 발급하는 비자로 소지자의 급여는 본국 기업이 지급한다.
방문비자를 받아 미국 기업에 파견되는 인도 근로자는 인도 본사가 급여를 지급하는 만큼 급여 수준이 낮아 같은 업무를 하는 미국 근로자를 쫓아내는 빌미를 제공한다.
인포시스는 지난해 9640건의 H-1B 비자를 발급받았다.
이번 기소와 거액 합의는 미국 정부가 H-1B 비자 규제를 강화하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경각심을 기업에 일깨우는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사 출처 :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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