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5일 금요일

"세계 경제성장 비해 무역증가 부진 이변"

'무역증가율은 경제성장률 2배' 공식 깨져

세계 무역 증가율이 지난 수십 년간 경제 성장률의 두 배 정도였으나 최근 들어 무역 증가 부진으로 이 공식이 깨지는 이변이 벌어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 보도했다.

세계무역기구(WTO)와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1980∼2011년 세계 무역은 연간 평균 7%, 세계 경제는 3.4% 성장해 대체로 '무역 증가율은 경제 성장률의 약 두 배' 공식을 따랐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사정이 달라졌다.

세계 무역 증가율은 지난해 2%에 그쳤으며 올해 전망치도 2.5%에 불과해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2.9%보다도 낮을 것으로 예측된다.

WTO와 IMF는 내년도 무역 증가율을 4.5%, 경제 성장률을 3.6%로 각각 전망하고 있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현상이 일시적인 것인지 세계 경제의 구조적 변화에 따른 것인지 논란이 되고 있다.

경제학자 개빈 데이비스는 최근 FT 블로그에서 "최근 수십 년간 세계 경제성장의 주요 원동력이었던 세계 무역 증가세가 힘을 잃은 것 같다"며 이런 현상을 좋지 않은 징조로 평가했다.

반면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지난 30년간 세계화를 이끈 많은 요인처럼 경제 성장률과 무역 증가율의 관계도 바뀌고 있으나 꼭 우려할 일은 아니라면서 "무역과 GDP의 관계는 자연법칙이 아니고 몇 세대에 걸친 정책과 기술에 따른 우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미 세계화 시대인 만큼 다국적 기업들이 국제적 공급망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므로 무역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다.

HSBC는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사회기반시설 지출이 증가할 것이므로 2030년까지 무역이 평균 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최대 해운업체인 머스크는 내년∼2015년에 화물선 수요가 4∼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WTO 이코노미스트 출신인 패트릭 로 '펑 세계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최근 2년간의 무역 부진에는 유로존 불황의 영향이 컸으며 세계 경제가 정상화하면 무역도 되살아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보호무역주의의 대두로 세계 무역이 이전과 다른 영역에 접어들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조지 매그너스 UBS 선임 경제고문은 2008년 금융위기의 후유증으로 '탈세계화'가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각국이 보호무역주의 조치를 꾸준히, 몰래 늘려왔다고 지적하는 전문가 중 하나인 매그너스는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면 이렇게 걱정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더 기묘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다른 지표가 많다"고 주장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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