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4일 목요일

“선친처럼 암살당할지라도 내년 총선 승리” 라훌 간디 부대표 사실상 대권 도전 선언



인도 ‘왕가의 부활’ 주목

인도 최고의 정치 명문가 간디 가문이 부활할 것인가. 인도 집권당의 차기 총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라훌 간디 인도 국민회의당 부대표(43)가 사실상 대권 선언을 했다.

간디 부대표는 23일 인도 북서부 라자스탄주 추루에서 열린 유세에서 “내 할머니와 아버지처럼 나도 내일 암살당할지 모르지만 두렵지 않다”며 “총선 승리만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장기 구상을 밝히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말했다. 간디 부대표는 어머니인 소냐 간디 국민회의당 대표가 “앞으론 내 얘기 말고 너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라”고 했다며 대표의 지지를 받고 있음을 밝혔다.


간디 부대표는 제1야당인 바라티야자나타당(BJP)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지난달 7일 힌두교 신자와 무슬림이 충돌해 30명 이상이 숨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무자파르나가르 사건을 예로 들며 BJP가 증오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간디 가문은 초대 총리였던 자와할랄 네루를 포함해 총리 세 명을 배출하며 인도를 47년간 통치해 ‘간디 왕조’로도 불린다. 그러나 간디 부대표의 할머니인 인디라 간디 전 총리가 1984년 시크교도 경호원에게 암살됐고, 아버지인 라지브 간디 전 총리도 1991년 타밀 반군의 테러로 숨진 비극을 안고 있기도 하다. 

간디 부대표의 대권 선언이 이 시점에서 나온 것은 12월1일 치러질 지방선거에서 우세를 보이는 야당을 견제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이는 지난 15일 우타르프라데시주 국민회의당 지구당이 간디 부대표의 여동생인 프리얀카 간디 바드라(41)를 풀푸르에 출마시키라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데서도 확인된다. ‘리틀 인디라 간디’로 불릴 정도로 인디라 간디 전 총리를 빼닮은 프리얀카가 유권자의 향수를 자극해 야당을 견제할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인도의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우타르프라데시주는 전체 하원 의석 545석 가운데 80석을 차지하는 최대 주로, 여론조사에서 야당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 

내년 5월 총선을 앞두고 국민회의당은 ‘젊은이, 여성, 그리고 빈민’을 화두로 내걸었으며, BJP는 경제성장의 수혜자인 중산층을 사로잡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힌두스탄타임스는 내년 총선이 간디 부대표의 ‘빈자’와 나렌드라 모디 BJP 대표의 ‘중산층’ 간의 표싸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기사 출처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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