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중국보다 아프리카 진출에서 앞섰다가 역전된 인도가 다시 경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도 국영 에너지 기업들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들도 다시 인도양을 건너 아프리카로 향하고 있다. 지난 10여년간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크게 확대한 중국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란 해석이 나온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6일 “인도가 아프리카의 최대 교역국으로 올라선 중국에 주눅이 들지 않고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 아프리카와 교역액 中-美 이어 3위
1999년까지만 해도 인도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교역액은 중국과 아프리카 교역액보다 많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중국이 아프리카 진출에 힘을 쏟으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미 의회조사국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09년 미국을 넘어 아프리카의 최대 교역국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중국과 아프리카의 교역 규모는 2000억달러(약 210조원)에 육박했다. 2위인 미국의 두 배 수준이다.
그 뒤가 바로 인도다. 인도는 2008년 영국을 제치고 아프리카의 3위 교역국이 됐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인도와 아프리카의 교역 규모는 지난 2001년 10억달러 수준에서 2011년에는 600억달러로 늘었다.
인도와 아프리카는 지난해 뉴델리에서 열린 두 번째 연례 상공장관 회담에서 2015년까지 두 지역의 교역액 목표치를 당초 700억달러에서 900억달러로 올렸다. 최근에는 이를 1000억달러로 더 높여 잡았다. 세계무역기구(WTO)와 인도산업연합(CII)은 두 지역의 교역 규모가 지난 10년간처럼 증가할 경우 2015년에는 교역액이 1760억달러에 이를 거란 전망치를 내놨다.
인도는 아프리카 대륙과의 깊은 인연을 내세워 중국과의 차별점을 강조한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세기 초에는 인도 루피화가 동아프리카의 주요 통화 중 하나였다. 인도의 독립운동 지도자인 마하트마 간디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20년 넘게 생활했고 인도 건국 영웅인 자와할랄 네루 초대 총리는 1950년대에 아프리카의 민족주의 운동을 지원했다.
◆ 국영·민간 기업들 전방위 투자
이처럼 역사적 유대를 내세운 인도는 아프리카에서 투자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가장 공들이는 분야는 에너지다. 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인도는 아프리카의 광물과 연료를 가장 탐내고 있다. WTO는 인도의 전체 원유 수입량 중 아프리카에서 수입하는 비중이 20%라고 밝혔다. 지난 2005년 아프리카산 수입이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변화다.
지난 8월 인도 국영 에너지업체인 석유천연가스공사(ONGC)는 26억달러를 들여 모잠비크 가스전 지분 10%를 확보했다. 지난 6월에는 모잠비크 유전에 대한 인도 기업들의 투자액이 25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민간 기업들도 아프리카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 통신 재벌 바르티 에어텔은 지난 2010년 아프리카 전역에 깔린 휴대전화 통신망을 107억달러에 사들였다. 인도 철강업체 타타스틸은 모잠비크와 남아공에 이어 코트디부아르까지 진출했다. 인도 경제일간지 비즈니스스탠다드는 지난 21일 “타타스틸이 코트디부아르 국영 광물개발업체와 철광석 채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며 “타타스틸이 합작사의 지분 75%를 갖는다”고 전했다.
아프리카 농업 분야에 대한 인도의 투자도 활발하다. 세계 최대 절화(꽂이꽃) 생산업체인 인도 카루투리글로벌은 케냐 나이바샤호수 근처의 장미농장에 현지인 5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무역협정을 체결한 아프리카를 수출 거점으로 활용한 전략이다.
SC은행의 아프리카 대표인 다이애나 레이필드는 보고서에서 “인도 내수 시장의 경쟁이 더 심해지면서 인도 기업들이 더 많은 이윤을 내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 정부가 투자 뒷받침…걸림돌도 많아
인도 정부는 정치·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해 인도 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인도 해군은 인도양에 자주 출몰하는 해적을 소탕하는 국제 공조에 참여하고 있다. 아프리카와의 무역과 투자에 필요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지원한 인도 정부의 대출 규모는 100억달러가 넘는다. 내년에는 2008년과 2011년에 이어 아프리카 국가들과 정상회담을 또 개최할 예정이다.
인도의 아프리카 투자 확대를 가로막는 장애물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인도 투자자들은 아프리카의 열악한 기업 환경과 작은 시장 규모, 현지에서의 자본 조달 어려움 등을 걸림돌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의 복잡하고 더딘 행정처리 절차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코노미스트는 “인도 기업들이 콩고에서 진행되고 있는 수력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을 정부에서 승인받기까지 3년이 걸렸다”며 “반면 중국의 경우 비슷한 프로젝트를 승인받기까지 드는 시간은 3개월 정도밖에 안 된다”고 전했다.
<기사 츨처 : 조선비즈>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6일 “인도가 아프리카의 최대 교역국으로 올라선 중국에 주눅이 들지 않고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 아프리카와 교역액 中-美 이어 3위
1999년까지만 해도 인도와 아프리카 국가들의 교역액은 중국과 아프리카 교역액보다 많았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중국이 아프리카 진출에 힘을 쏟으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미 의회조사국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09년 미국을 넘어 아프리카의 최대 교역국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중국과 아프리카의 교역 규모는 2000억달러(약 210조원)에 육박했다. 2위인 미국의 두 배 수준이다.
그 뒤가 바로 인도다. 인도는 2008년 영국을 제치고 아프리카의 3위 교역국이 됐다. 인도 정부에 따르면 인도와 아프리카의 교역 규모는 지난 2001년 10억달러 수준에서 2011년에는 600억달러로 늘었다.
인도와 아프리카는 지난해 뉴델리에서 열린 두 번째 연례 상공장관 회담에서 2015년까지 두 지역의 교역액 목표치를 당초 700억달러에서 900억달러로 올렸다. 최근에는 이를 1000억달러로 더 높여 잡았다. 세계무역기구(WTO)와 인도산업연합(CII)은 두 지역의 교역 규모가 지난 10년간처럼 증가할 경우 2015년에는 교역액이 1760억달러에 이를 거란 전망치를 내놨다.
인도는 아프리카 대륙과의 깊은 인연을 내세워 중국과의 차별점을 강조한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세기 초에는 인도 루피화가 동아프리카의 주요 통화 중 하나였다. 인도의 독립운동 지도자인 마하트마 간디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20년 넘게 생활했고 인도 건국 영웅인 자와할랄 네루 초대 총리는 1950년대에 아프리카의 민족주의 운동을 지원했다.
◆ 국영·민간 기업들 전방위 투자
이처럼 역사적 유대를 내세운 인도는 아프리카에서 투자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가장 공들이는 분야는 에너지다. 에너지 자원이 부족한 인도는 아프리카의 광물과 연료를 가장 탐내고 있다. WTO는 인도의 전체 원유 수입량 중 아프리카에서 수입하는 비중이 20%라고 밝혔다. 지난 2005년 아프리카산 수입이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큰 변화다.
지난 8월 인도 국영 에너지업체인 석유천연가스공사(ONGC)는 26억달러를 들여 모잠비크 가스전 지분 10%를 확보했다. 지난 6월에는 모잠비크 유전에 대한 인도 기업들의 투자액이 25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민간 기업들도 아프리카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 통신 재벌 바르티 에어텔은 지난 2010년 아프리카 전역에 깔린 휴대전화 통신망을 107억달러에 사들였다. 인도 철강업체 타타스틸은 모잠비크와 남아공에 이어 코트디부아르까지 진출했다. 인도 경제일간지 비즈니스스탠다드는 지난 21일 “타타스틸이 코트디부아르 국영 광물개발업체와 철광석 채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며 “타타스틸이 합작사의 지분 75%를 갖는다”고 전했다.
아프리카 농업 분야에 대한 인도의 투자도 활발하다. 세계 최대 절화(꽂이꽃) 생산업체인 인도 카루투리글로벌은 케냐 나이바샤호수 근처의 장미농장에 현지인 5000명을 고용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무역협정을 체결한 아프리카를 수출 거점으로 활용한 전략이다.
SC은행의 아프리카 대표인 다이애나 레이필드는 보고서에서 “인도 내수 시장의 경쟁이 더 심해지면서 인도 기업들이 더 많은 이윤을 내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 정부가 투자 뒷받침…걸림돌도 많아
인도 정부는 정치·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해 인도 기업들의 아프리카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인도 해군은 인도양에 자주 출몰하는 해적을 소탕하는 국제 공조에 참여하고 있다. 아프리카와의 무역과 투자에 필요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돕기 위해 지원한 인도 정부의 대출 규모는 100억달러가 넘는다. 내년에는 2008년과 2011년에 이어 아프리카 국가들과 정상회담을 또 개최할 예정이다.
인도의 아프리카 투자 확대를 가로막는 장애물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인도 투자자들은 아프리카의 열악한 기업 환경과 작은 시장 규모, 현지에서의 자본 조달 어려움 등을 걸림돌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의 복잡하고 더딘 행정처리 절차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코노미스트는 “인도 기업들이 콩고에서 진행되고 있는 수력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지원을 정부에서 승인받기까지 3년이 걸렸다”며 “반면 중국의 경우 비슷한 프로젝트를 승인받기까지 드는 시간은 3개월 정도밖에 안 된다”고 전했다.
<기사 츨처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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