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31일 목요일

인도 증시 3년 만에 최고치 경신...과열 우려



인도 증시가 두 달에 걸친 랠리 끝에 3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시장이 과열됐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증시의 선섹스지수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전날보다 0.5% 상승한 2만1033.97을 기록했다. 이로써 지수는 2010년 11월5일의 2만1004.96 이후 3년 만에 신기록을 다시 썼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 축소시기를 미룬 게 인도 증시의 랠리를 촉발했다. 예상 밖의 양적완화 유지 결정이 나온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선섹스지수는 13% 급등했다. 양적완화 축소 우려로 인도 증시를 떠났던 외국인들이 복귀한 덕분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인도 증시 투자 열기가 조만간 꺾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무엇보다 인도 경제 여건이 좋지 않고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내년 5월 총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이유에서다. 고평가 우려도 상당하다.

니콜라스 페레스 이스트스프링인베스트먼트 자산배분 투자 책임자는 "투자자들은 인도 증시에 투자할 때 주의해야 한다"며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 문제가 합쳐져 인도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는 지난해 4분기부터 성장률이 5%를 밑돌고 있으며 물가상승률은 7개월 고점으로 치솟았다.

인도 경제는 내년 3월 끝나는 2013회계연도에 4.7% 성장할 전망인데, 이는 지난해의 5%에 못 미치는 것으로 2002~03년 이후 최저치가 될 전망이다.

인도 증시의 저가 매력도 줄었다. 뭄바이증시의 PER(주가수익비율)은 최근 16.8배로 지난 10년 평균치인 15배를 훌쩍 넘어섰다. 주가가 그만큼 비싸졌다는 뜻이다.

경기둔화와 맞물린 기업실적 악화 우려도 크다. 제프 루이스 JP모건자산운용 글로벌 마켓 투자전략가는 "경기 둔화에 따라 수개월 안에 기업 매출이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 여름 인도 증시에서 급격한 자본유출을 촉발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악재도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FRB가 내년 3월 이후 양적완화 축소를 단행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FRB가 30일 FOMC 성명에서 전과 같은 경기진단을 유지한 것을 두고 올해 12월이나 내년 1월에 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이 지난 6월 '양적완화 연내 축소, 내년 중반 중단'이라는 양적완화 출구전략 시간표를 처음 제시한 뒤 8월까지 인도 증시에서는 38억달러가 빠져나갔다.

루이스는 "FRB가 또다시 신흥국 자금유출을 불러올까봐 걱정된다"며 "인도에서 지난여름보다 더 큰 자금유출이 빚어질까봐 염려 된다"고 말했다.

내년 5월로 예정된 인도 총선도 변수다. 루이스는 "현재 총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이스는 "그러나 투자자들은 인도의 제1야당인 인도국민당(BJP)이 앞서고 있는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당이 총리 후보로 지명한 나렌드라 모디 구자라트 주지사가 친기업 성향이라 경제개혁의 시동을 걸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낙관적인 전망도 적지 않다. 노무라는 전날 인도 총선에서 BJP가 선전할 것으로 전망하며 인도 증시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상회'로 상향조정했다.

도이체방크도 지난주 인도 경제는 이제 바닥을 쳤다며 선섹스지수 연말 전망치를 2만1000에서 2만2000으로 높여 잡았다. 현 수준에서 5% 더 오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일부 기관투자가들의 인도 증시 낙관론은 지난달 취임한 라구람 라잔 인도중앙은행(RBI) 총재를 배려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사 출처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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