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21일 월요일

러·인도 총리, 오늘 동시에 중국 방문



미국의 아시아 복귀에 맞서 中, 러·인도와 경제교류 확대… '3각 축 체제' 만들려고 애써

만모한 싱 인도 총리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가 22일 나란히 중국을 방문한다. 인도와 러시아 총리는 각각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다.

동방조보(東方早報)는 최근 "싱 총리가 방중 기간 중국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인도 내 '중국 특구'를 건설하는 방안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 특구는 중국 자본과 인도 노동력을 결합하겠다는 것으로 현재 인도 내 5~7곳이 후보지로 거론된다. 매체는 "인도 북부는 경제 발전이 늦지만 노동력이 저렴하고, 중서부는 중국 자본 유치에 관심이 많지만 민족 간 충돌이 잦다"고 했다.

중국과 인도는 각각 13억, 12억 인구를 가진 세계 1·2위 인구 대국이자 신흥 경제 대국이다. 그러나 양국은 지난 4월에도 국경 문제로 갈등을 빚는 등 전통적으로 사이가 좋지 않다.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렀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지난 5월 리커창 총리가 취임 이후 첫 순방국으로 인도를 방문한 이후 양국은 경제 협력으로 국경 분쟁을 뛰어넘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5월 싱 총리와 가진 회담에서 "중국과 인도가 협력해 세계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자"고 말했다. 그는 싱 총리와의 만남을 "히말라야 산맥을 뛰어넘는 악수"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양국 간에는 국경 문제 외에도 난제(難題)가 적지 않다. 최근 중국이 인도의 라이벌 파키스탄에 원자로를 공급하기로 한 것에 대해 인도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인도는 2005년 미국과 원자력협정을 맺은 상태다. 인도의 대중(對中) 무역 적자도 심각하다. 중국은 인도의 최대 무역국으로 양국 교역액은 지난해 700억달러(74조3500억원)를 기록했지만, 인도의 대중 무역 적자는 400억달러(42조4600억원)에 달한다.

한편 메드베데프 총리도 제18차 중·러 총리 회담을 위해 방중한다.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천연가스 수입 등 에너지 협력이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베이징 외교가 일각에선 "중국이 미국의 '아시아 복귀' 전략에 맞서 지정학적으로 가까운 러시아·인도와 '3각 축 체제'를 만들려 한다"는 관측을 제기한다.

그러나 인도는 전통적으로 비동맹 외교 노선을 걸었기 때문에 중국 뜻대로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기사 출처 : 조선일보>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