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일 화요일

냉장고 무한 변신… 이젠 +α로 승부

삼성 탄산수 나오는 제품 "미국·유럽에선 이미 대중화… 우리도 10대중 1대로 늘 것"
키 큰 러시아선 슬림형 모델… 인도에선 향신료 전용칸 인기

별의 별 냉장고가 다 나오고 있다. 음식물을 상하지 않게 보관하는 것을 넘어 냉장고의 역할은 이제 무한대로 넓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1일 톡 쏘는 탄산수를 만들어내는 '지펠 스파클링 냉장고'를 내놓았다. 이 냉장고는 세계 1위의 탄산수 제조 전문회사 이스라엘 '소다스트림' 에서 독점 공급 받은 실린더를 냉장고 안에 달아 단추 한 번만 누르면 정수된 물을 탄산수로 바꿔준다.


삼성전자 엄영훈 부사장은 "탄산수는 음식 맛도 좋게 하고 소화나 피부미용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미국유럽에서는 대중화 돼 있고, 우리나라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며 "내년에는 양문형 냉장고 10대 중 1대는 스파클링 냉장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 냉장고는 4월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 매달 1,000대 가까이 팔릴 만큼 호응을 얻자 한국에 뒤늦게 출시하게 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호주 등 탄산수를 즐겨 마시는 나라들을 타깃으로 해서 만들었다 판매 지역을 넓힌 드문 경우"라며 "냉장고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 지면서 특별한 기능이나 디자인을 지니거나 튀어야 산다는 분위기가 강하게 퍼져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가전회사들이 각자의 기술력을 최대한 살린 '1+1' 냉장고를 잇따라 내놓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수기에서 강점을 지닌 LG전자는 지난달 냉장고 안에 필터를 3개나 집어넣어 마치 정수기와 냉장고를 합친 듯한 '디오스 정수기 냉장고'를 선보였다. 위니아만도는 김치냉장고 딤채의 직접 냉각 방식을 활용한 김치 보관칸 '프레쉬 디존'을 담아 작은 김치냉장고 기능까지 더한 프라우드 냉장고를 출시했다.

특정 지역의 문화나 풍습을 고려해 만든 '지역 맞춤형' 냉장고들도 눈에 띈다. 동부대우전자가 중동에서 내놓아 큰 인기를 끈 '자물쇠 냉장고'가 대표적인 예. 무덥고 물이 귀한 중동 현지 바이어들과 함께 외부인이나 아이들이 냉장고를 마구 열어 물, 음료를 꺼내 마시지 못하게 할 답을 찾다 자물쇠를 달아보자는 아이디어를 반영한 이 제품은 1990년대 말 첫 선을 보인 후 150만대 이상 팔려나간 스테디셀러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중동에 팔리는 냉장고 절반 이상은 열쇠가 달렸다"며 "중동을 넘어 인도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올해 전력 공급이 불안정해 장시간 정전을 자주 겪는 인도 시장 공략용으로 출시한 '에버쿨'은 보조 냉매 공급 장치를 달아 전원이 꺼져 압축기가 멈춰도 냉매는 계속 순환해 냉장실 냉기를 7시간까지 유지할 수 있는 기능을 지녔다. 앞서 2011년에는 향신료를 즐겨 쓰는 인도의 생활 습관을 반영해 향신료의 강한 냄새가 섞이지 않도록 향신료 전용 칸(스파이스 박스)을 만든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붉은 색을 좋아하는 중국 시장 공략용인 붉은 색 냉장고, 큰 키의 러시아인을 고려해 길이는 길고 폭이 좁은 '홀쭉이 냉장고'도 특정 지역을 타깃으로 한 제품들이다.
<기사 출처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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