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7일 목요일

인도 경제난 해결책은 화장실?

지난달 지극히 평범한 행사가 인도 언론에 대서 특필됐다. 인도 북부 관광 명소 타지마할 인근에서 공중화장실이 문을 열었다는 것이다. 타지마할은 무굴제국의 왕비 뭄타즈 마할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궁전 형식의 묘지로 인도의 대표적인 이슬람식 건축물이다. 평범한 공중화장실 개소식에 관광부 장관 등 인도 북부의 유명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타지마할 인근 화장실이 경상수지 적자로 허덕이는 인도에 달러를 안겨줄 것이라고 최근 소개했다. 인도의 화장실은 악명 높다. 인도를 여행하는 외국인들이 가장 눈살 찌푸리는 광경은 노상 방뇨다. 악취 풍기는 공중화장실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타지마할로 이어지는 간선 도로변에 화장실은 거의 없다. 관광버스가 잠시 정차하면 길가에서 '볼일'을 해결해야 한다.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가 이 정도라면 다른 곳의 상황은 불 보듯 뻔하다.

세계은행의 2010년 보고서에 따르면 화장실 부족으로 인도가 치르는 연간 경제적 손실은 540억달러(약 57조원)다. 수백만달러가 화장실 '접근시간'으로 사라진다. 세계은행의 정의에 따르면 공중화장실을 이용하기까지 보내는 시간이 '접근시간'이다. 부족한 화장실 탓에 시간과 생산력이 허비된다는 뜻이다.

세계은행 보고서에 관광 매출과 관련된 언급은 없다. 설사병에 대한 두려움이나 빈약한 화장실 시설로 관광객이 인도 방문을 꺼리는 것까지 포함하면 손실비용은 훨씬 는다.

같은 해 발간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12억 인도 국민의 절반 이상이 휴대전화를 사용한다. 하지만 전체 인구의 33%인 3억6600만명만 화장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절반인 6억3800만명이 화장실 없이 생활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세계 1위로 2위인 인도네시아(5800만명), 3위인 중국(5000만명)과 큰 격차가 있다.

화장실 부족으로 경제적ㆍ위생적 문제가 심각해지자 혼수로 화장실을 마련해가는 운동도 진행됐다. '화장실이 없으면 신부도 없다'라는 이름의 운동은 2009년 인도 북부 하르야나주에서 시작됐다. 이 캠페인 덕에 지난 3년 사이 140만개 화장실이 새로 생겼다.

타지마할 공중화장실 건설비는 400만루피(약 6978만원)에 불과하다. 그라나 화장실 한 곳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포브스는 인도 정부가 달러를 끌어모으려면 화장실 혁명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기사 출처 :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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