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일 화요일

삼성, 인도 스마트폰 시장서 '왕좌 유지' 불안

삼성이 인도 스마트폰 토종 브랜드 '마이크로맥스'와 '카본' 의 중저가 공세로 시장 장악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

2일 코트라 뉴델리 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노키아를 누르고 인도 휴대폰시장 업계 1위에 오른 삼성이 현지 브랜드의 가격경쟁력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실제로 마이크로맥스와 카본은 지난해 2분기 노키아를 누르고 각각 휴대폰 점유율 2, 3위를 차지하며 삼성을 바짝 추격했다.

삼성은 2011년부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해, 현재까지 총 17개의 스마트폰 모델을 생산했다. 가격대는 5000루피~3만9000루피(약 8만6000원~67만800원) 정도. 영어 비사용자를 위한 토착어 지원과 9개 방언 옵션을 탑재한 것이 주효했다.

다만 '고급품'이라는 타이틀에 갇혀, 중저가형 시장에서는 토종 브랜드만 못하다는 지적이다.

뉴델리 무역관은 "마이크로맥스와 카본은 중저가인 미디어테크(Mediatech) 부품을 사용해 기기가격을 낮추면서, 가격에 민감한 인도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어필했다"며 "신제품 개발에 걸리는 시간도 평균 1분기에 불과해 소비자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피처폰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충성도 높은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전환할 경우 같은 브랜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현재 인도의 휴대폰 사용자 90% 이상이 피처폰 사용자임을 감안하면 이는 무시할 수 없는 포인트다.

이에 더해 인도 내 스마트폰 가격 대부분이 올해 말까지 1만2400루피(약 21만원)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대적으로 기기가격이 저렴한 토종브랜드에 유리한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라울 샤르마(Rahul Sharma) 마이크로맥스 공동창립자는 인도의 고급 스마트폰 제품에 대해 "벤츠조차 몰기 힘든 도로상황에서 페라리를 파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코트라는 중저가형 스마트폰이 각광받는 현지 추세에 따라 삼성이 소비자 욕구에 맞춘 제품군을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토종 브랜드 간 제품구분이 거의 없다는 점도 우리 기업에 이롭다고 덧붙였다.

급성장하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 또한 주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포브스 인디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의 스마트폰 매출은 전년 대비 200% 성장했다. 미국 IT(정보기술) 시장조사기관 IDC는 2017년 중국과 미국에 이어 인도가 전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울러 인도 정부가 현지 정보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 일환으로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휴대폰 및 태블릿PC 무상보급정책을 실시할 예정이어서, 스마트폰 보급률은 향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부터 2017년까지 스마트폰 출하량이 무려 459.7%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무역관 관계자는 "저가형 스마트폰에 대한 높은 접근성, 정부의 저소득층 대상 무상보급정책, 3G·4G 데이터망 확장 등 인도 스마트폰 시장 성장에 대한 주의 깊은 관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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