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4일 월요일

버냉키, 인도중앙은행 총재와 설전

양적완화(QE) 정책을 두고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라구람 라잔 인도중앙은행(RBI)총재가 설전을 벌였다. 라잔 총재가 QE를 이기적인 정책이라고 몰아붙이는 반면 버냉키는 그가 지나친 회의론을 펼치고 있으며 정책개념을 혼동하고 있다고 맞섰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두 사람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주최한 토론회에서 만나 뼈 있는 대담을 나눴다. 패널 토론에 참가한 라잔 총재는 Fed를 가리키며 세계에서 가장 힘 있는 중앙은행인 만큼 그들의 정책이 다른 나라에 미치는 영향에 주의를 기울이고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어떤 정책이 미국에 득이 되는 것 보다 다른 세계에 더 많은 해를 끼친다면 과연 그 정책을 추진해야 하느냐?"며 QE같은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이 지닌 효과는 시간이 갈수록 줄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Fed가 QE를 통해 너무 오랫동안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 왔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말 Fed가 QE 축소를 선언한 이후 인도를 비롯해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는 막대한 자금이탈이 발생했으며 라잔 총재는 당시에도 비슷한 발언을 한 적이 있다.

버냉키는 청중석 맨 앞줄에 앉아 20분간 이어진 비난을 듣고 난 뒤 곧장 반박에 나섰다.

14대 Fed 의장으로써 QE를 단행했으며 현재는 브루킹스 연구소 상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라잔 총재는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시각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버냉키는 상대방의 시각에 대해 "QE 정책이 사용되지 않았더라면 신흥시장 경제가 더 나아졌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됐을 경우 지금과는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전통적인 통화정책과 환율개입은 반대 효과를 지녔다"며 "전자가 수요확대를 추구하는 반면 후자는 관세처럼 수요를 감퇴시키는데 라잔 총재는 양자를 같은 개념으로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같은 자리에 있던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정책 결정시 다른 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려고 노력하지만 특정 사안에 대해서는 미국의 입장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며 버냉키를 거들었다.

CNBC에 의하면 버냉키와 라잔 총재는 이날 날이 선 공방에도 불구하고 토론회를 마치고 같이 사진을 찍고 악수를 나누는 등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기사 출처 :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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