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5일 화요일

인플레 못견뎌…인도 ‘농촌으로’

임금 올라도 물가인상 못따라가
농업인구 3년새 1200만명 늘어


인도에서 귀농 바람이 불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4일 보도했다.
도시 노동자들이 농촌으로 돌아가는 이유는 여유로운 삶이나 새로운 가능성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다. 경기침체에 치솟는 물가를 견디지 못해, 농촌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30대 남성인 람 싱은 14살 때 수도 뉴델리로 올라가 작은 공장들에서 일했지만, 2년 전 고향인 비하르주로 돌아와서 농사를 짓고 있다. 싱이 뉴델리에서 받았던 월급은 10달러에서 시작해 100달러까지 올랐지만 그 기간 물가도 함께 치솟았다. 다른 농촌 출신 노동자 4~5명과 함께 방을 쓰면서 생활했지만 수입은 지출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싱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갈 때 누구나 돈을 벌 거라 생각하지만, 현실은 다르다”고 말했다. 뭄바이에 있는 신용평가사인 크리실은 “2012년에 농업 인구가 2009년보다 1200만명 늘었다”고 집계했다.
인도 도시 노동자들이 농촌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경제성장이 둔화되는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인도 경제성장률은 2010년 10.5%에서 2012년 3.2%로 추락했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0년 12%였고 2012년에도 9.3%였다. 경기침체와 치솟는 물가는 현재 진행중인 인도 총선의 가장 큰 이슈로, 집권당인 국민회의는 제1야당인 인도인민당(BJP)에 정권을 내줄 위기에 몰렸다.
인도의 경우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제조업이 약하다는 것도 한 요인이다. 인도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5%밖에 되지 않지만, 경쟁상대인 중국은 제조업이 국내총생산의 3분의 1에 육박한다. 인도에서는 정보기술(IT)과 금융, 서비스업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 정도 되지만, 전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분의 1밖에 안된다. 농업은 비중이 5분의 1수준이지만 전체 고용의 거의 절반을 담당한다. 더구나 인도 인구는 빠르게 늘고 있어서 앞으로 15년 동안 9000만개의 일자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인도 농업은 생산성도 높지 않다. 대부분 소규모이며 현대화 정도가 더뎌, 1㏊당 생산성이 중국의 3분의 1 수준이며 다른 남아시아 국가보다도 뒤처진다고 신문은 전했다. 싱은 2살 된 아들은 교육을 제대로 시켜 도시로 나가게 할 생각이다. 그는 “(아이의 교육이) 마지막 남은 선택지”라고 말했다.
<기사 출처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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