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3일 금요일

"인도發 금융불안 아시아銀 공동대처"

ABA 정례회의…동남아·중동 26개국 은행 100곳 리스크관리 손잡아
IMF, 아시아성장률 하향…5.6%서 1%P안팎 낮출 듯

아시아 지역 은행들이 위기 발생 때 서로 협력해 공동으로 대처하는 체제를 구축한다. 

아시아 지역 은행들의 모임인 아시아은행협회(ABA)는 13일 몽골 울란바토르 블루스카이 호텔에서 `제30회 아시아은행협회(ABA) 정례 회의`를 열고 협력체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ABA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미국의 국외재산신고제도(FATCA) 시행 및 바젤Ⅲ 도입에 따른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등 분야에서 아시아 은행들 간의 공동 대처가 필요하다"며 "ABA에서 공동대응 방안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시아 지역 내 은행 간의 보다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상호 국가간 해외 진출 시 도움이 될 수 있는 채널을 만들고 ABA 회원간 인터넷뱅킹 시스템을 연계하고 공동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상호간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체계도 만든다는 계획이다. 

ABA는 대만과 동남아시아 은행들을 중심으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중동, 호주 등지로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현재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26개국에서 100여 개의 은행이 참여하고 있다. ABA는 내년에는 오만에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도 올해 4개 금융사가 회의에 참석했다. 

수라모니 모니 오만 무스카트은행 이사는 "ABA는 동북아시아에서 중동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협의체가 될 것"이라며 "중동 지역 진출을 원하는 아시아 은행들과 ABA를 통해서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재하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 부소장은 "아시아 국가들은 경제적으로 상호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며 "지역 내 협력체제를 공고히 해서 위기에 공동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시아 은행들이 이처럼 협력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 은행들의 참여는 저조하다. 금융계 원로이자 2005년 ABA 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최동수 한화증권 고문은 "일본, 대만을 포함해 중동 은행들까지 꾸준히 회의에 참석하고 활동하지만 국내 은행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이런 자리에 자주 참석해 네트워크를 만들어두면 앞으로 해외 진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아쉬워했다. 

한국에서는 5개 은행이 회원으로 가입했지만 회의에는 거의 참석하지 않고 있다. 올해도 산업은행만이 참여했을 뿐이다. 

이처럼 아시아 은행들이 협력을 도모하는 가운데 국내 은행들만 뒤처져 있는 것이다. 아시아 은행들의 협력체제 속에서 향후 한국만 `고립무원`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최근 인도 등의 금융 불안으로 인해 국제통화기금(IMF)이 아시아 지역의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예정이다. 

이날 기노시타 유코 IMF 아시아ㆍ태평양지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7월 IMF의 경제 전망 발표 이후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금융시장 불안이 가시화됐다"며 "최근 상황을 감안해서 아시아 지역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MF는 지난 7월 아시아 지역의 2013년 경제성장률을 5.6%, 2014년은 5.7%로 예상했다. 

오는 10월에는 새로운 경제 전망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는 "큰 폭의 하향 조정은 없겠지만 1% 미만의 소폭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노시타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의 불안과 아시아시장의 자본 유출이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또한 석유와 기타 원자재 가격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에 자원 수출에 의존하는 국가들은 당분간 경제 성장이 둔화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탄탄한 내수시장 구축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향하는 중국이 과도한 경기 부양에는 당분간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이로 인해 중국에서 원자재에 대한 수요 감소가 나타나 자원 보유국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밝혔다.

■ <용어 설명> 

아시아은행협의회(ABAㆍAsian Bankers Association) : 아시아 은행 간의 협력을 위해 1981년 창설됐다. 현재 한국, 대만, 일본 등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100여 개 은행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매년 공식 회의를 통해 주요 경제ㆍ금융 이슈를 논의하고 은행 간 협력을 위한 성명서를 발표한다. 
<기사 출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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