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2일 일요일

따뜻하지만 뻔한 '가투의 연날리기'

삼촌 밑에서 고철을 줍고 수리하며 근근이 생활하는 고아 소년 가투(모드 사매드). 그의 유일한 낙은 연날리기다. 

학교도 다니지 않고 틈날 때마다 연날리기에 매진하지만, 최고의 자리는 늘 칼리라는 정체 모를 인물에게 돌아간다.

어느 날 동네를 평정한 연의 황제 칼리에게 도전했다가 쓰라린 패배를 맛본 가투.

칼리를 꺾기 위해선 동네에서 가장 높은 학교 옥상에 올라가야 한다고 판단한 가투는 신분을 위장해 거짓으로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다.

쓰레기를 주우며 생활하던 가투가 사이 나쁘던 삼촌과 화해하고, 결국 행복하게 학교에 다닌다는 '옛날 옛적에' 같은 이야기를 담았다. 

신파적이지만 동화 같은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흡족하게 웃으며 상영관을 나올 만하다. 

초반부터 인도 빈민가의 지저분한 풍경을 훑는 카메라는 귀엽지만 영악하고 때론 교활하기까지 한 가투의 시선을 좇아간다. 

고철상에서 삼촌의 핀잔을 들으며 일하던 아이가 학교라는 곳에 가면서 조금씩 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영화는 계몽적이다. 

여기에 빈부격차 등 사회적 문제도 살짝 걸치지만, 이야기의 맥락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 마치 옷에 걸치는 액세서리처럼 극에 사회문제라는 포인트를 살짝 줬을 뿐이다. 

사회와 가투를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은 따뜻하고, 이는 유쾌함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 영화의 매력은 거기까지다. 밋밋하고 뻔한 내용이 많아서 일부 관객들은 헛웃음을 지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제6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비평가 주간에 초청됐다. 

9월26일 개봉. 전체관람가. 상영시간 79분.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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