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8일 수요일

印 루피가치 폭락에 대형 무기조달 계획 줄줄이 연기될 듯

인도는 요즘 통화인 루피의 평가절하를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달러화에 대한 루피 가치가 하락함으로써 수입가격이 올라감에 따라 수입물가가 올라 전체 인플레이션이 급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저소득 서민층의 고통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통하가치 하락은 인도가 치중하고 있는 국방력 강화에도 치명타를 가하고 있다. 달러로 표시되는 대부분의 무기를 수입품에 의존하고 있는데 달러 표시 무기 값은 같더라도 루피로 환산한 금액은 커져 많은 돈을 들이고도 적은 수량의 무기를 구입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형 다목적 전투기구입과 수송기, 중급유기 사업 등 굵직한 메가 프로젝트들이 내년이나 그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17일 블룸버그통신과 방산매체 디펜스뉴스 등에 따르면, 인도가 국방예산을 발표한 지난 2월 이후 달러화에 대한 루피 가치는 20%정도 떨어졌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감행할 인물로 지목된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지명전에서 사퇴함으로써 16일 인도 외환시장에서 루피가치는 1% 오른 달러당 62.8459까지 치솟아 한 달 사이에 가장 많이 올랐다. 그러나 이후 도매물가가 8월 중 6.1%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인도는 지난 2월 달러환산 국방비를 377억 달러로 할당했다. 당시 1달러는 54루피 수준이었다. 그런데 루피는 달러당 68루피까지 급락하면서 달러로 환산한 인도 국방비는 근 75억 달러가 쪼그라들었다.

인도 국방부 내에서는 아무도 얼마만큼 썼는지, 얼마를 더 벌충해야 하는지에 대해 입을 열지 않지만 미국 국방부내에서는 인도가 새로운 무기를 사려면 추가자금 확보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는 전언이다.

인도국가기획위원회의 한 소식통은 ‘플랜 헤드(Plan Head)’ 범주로 묶인 여러 가지 사업은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4.8%이하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보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3월 말까지인 현 회계연도에서 ‘플랜 헤드’로 묶인 무기와 장비 구입 예산은 16억600만 달러다.

디펜스뉴스는 루피화의 평가절하로 신무기 도입 예산이 약 32억 달러 줄어들어 2012 회계연도 배정액 147억4000만 달러보다 적다고 지적했다.

인도 국방부는 인도 내부부가 배정한 플랜헤드 예산을 통해 국내외에서 무기를 구입하고 있다. 문제는 재무부가 재정적자를 억제하기 위해 지출을 줄일 경우 국방부는 무기 살 돈이 줄어들어 주요한 무기 구매사업은 내년으로 미뤄질 수밖에 없다.


이런 사정 때문에 인도 국방부가 구입하려는 6대의 미국 록히드마틴사의 C-130J 슈퍼허큘리스 수송기와 유럽 에어버스의 A330 공중급유기, 돌격소총, 곡사포, 어뢰, 재규어 전투기 엔진을 하니웰사 엔진으로 교체하는 사업이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C-130J 구매 금액은 총 10억달러에 이른다.

또 계약협상위원회 단계에 있는 120억 달러 규모의 다목적 전투기 구매사업 계약체결도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국이다.이에 따라 라팔 전투기 126대를 인도에 판매하고 추가로 63대를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학 있는 프랑스 방산업체 다소항공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또 지난해 13억 달러를 들여 22대나 산 아파치 공격헬기 추가 구매도 검토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퇴역 국방부 관료이자 국방분석가인 아미트 코우시시는 “예산배정은 루피로 하고 계약결제는 달러나 다른 외화로 한다”면서 “루피 가치가 지난 몇 달 사이에 20% 정도 하락한 만큼 결제용 달러를 사기 위한 루피가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분석가들은 루피가 가치를 회복하지 못하면 인도 정부는 다른 대형 사업 승인을 연기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퇴역 공군중장인 샤라드 데시판데 국방 분석가는 “메가 프로젝트에 대한 내각안보위원회 승인을 연기하고. 계약상 타당성이 있다면 지급을 미루며, 현재 진행 중인 계약협상위원회를 연기하고, 시급하지 않은 계약은 내년이나 5개년 계획으로 넘기는 옵션을 생각해볼 수 있다”면서 “인도 국방연구개발기구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 출처 :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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