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3일 금요일

라잔 구원등판 효과?…印 중앙銀 총재 취임후 루피 진정

스타 경제학자가 실전에서도 구원투수 역할을 잘 해낼까. 국내외 높은 관심 속에서 등판했던 라구람 라잔 인도 중앙은행 총재가 취임한 후 루피화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13일(현지시각) 전했다. 하지만 사정이 근본적으로는 바뀐 게 없어 ‘반짝 효과’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12일 미 달러화 대비 루피화 환율은 63.535루피를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사상 최저(68.84루피)를 찍었을 때와 비교하면 좋아졌다. 지난 5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론이 나오면서 시작된 급전직하가 다소 진정된 기미다.

라잔 총재의 취임은 지난 4일. 그는 취임하자마자 금융규제를 완화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조치를 취했다. 외국인과 국외 거주자의 주식투자 규제도 풀어 루피화 가치 하락에 제동을 걸었다. 통화정책에 대해선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의 방향이 서는 20일 이후 밝히겠다고 했다. 다만 “낮은 인플레이션과 물가 안정을 최우선시 하겠다”는 방침은 분명히 했다.

뭄바이의 한 트레이더는 “인도 경제의 기초체력이 바뀐 것은 없지만, 투자자 심리가 좋아졌다”며 “루피화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예전보다 줄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시적인 변화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 큰 문제가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는 루피화 가치가 회복되고 인플레이션과 재정 적자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적다고 전했다. 최근 루피화가 진정세를 보이는 것은 시리아 사태가 터지면서 양적완화 축소론 대신 미국의 군사 개입 등이 투자자들 사이의 현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라는 것.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라잔 총재가 취임하기 전에 쓴 신디케이트 칼럼을 소개했다. 라잔은 11일 ‘신디케이트’ 웹사이트에 공개된 이 글에서 “인도의 경제성장률 둔화, 재정 적자 같은 문제는 구조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온건한 개혁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인도 상황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지나친 감이 있다”며 “인도 상황을 크리켓 관람하듯 평가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크리켓은 인도의 국민스포츠인데, 응원팀이 이기면 장점만 늘어놓고, 패하면 약점만 들춰내는 경향을 빗댄 얘기다. 라잔은 “인도 경제가 좋을 땐 칭찬만 있었지만 지금은 무분별할 정도로 비판만 있다”고 썼다.

그는 인도의 성장률 둔화와 재정 적자 등이 2008년 경제위기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에 따른 여파였다고 했다. 양적완화 정책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자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간 것도 한 이유라고 봤다. 그밖에 수출 여건이 안 좋아진 점도 꼽았다.

그는 “인도 경제 성장을 위해선 빈약한 제조업, 과도한 규제, 숙련된 노동층 부족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 문제들이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니여서 당장 엄청난 개혁을 이루기보단 완만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썼다.
<기사 출처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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