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구람 라잔 인도중앙은행(RBI) 총재가 20일(현지시간) 취임 후 열린 첫 정책회의에서 시장의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루피화 하락을 막기 위해 취했던 비상 조치 일부는 완화했다.
이날 라잔 총재는 기준금리인 환매조건부 채권금리(RP)를 기존의 7.25%에서 7.50%로 인상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중앙은행이 경기 촉진을 위해 금리를 동결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라잔 총재는 또 중앙은행의 시중은행에 대한 긴급 자금 대출 금리인 MSF는 기존 10.25%에서 9.5%로 낮추며 루피화 하락을 막기 위해 도입됐던 조치 일부를 완화했다.
중앙은행은 앞서 지난 7월 중순 시장 유동성을 흡수하고 루피화를 안정시키기 위해 MSF를 10.25%로 인상한 바 있다. 달러 대비 루피화 가치가 올 들어 20% 하락했고 지난달 말에는 역대 최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날 라잔은 성명에서 "산업계와 도시 수요의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기대를 저지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으로 이날 인도 국채 금리는 상승했고, 루피화와 증시는 낙폭을 키웠다.
라잔 총재는 또 루피화 지지 비상 조치를 완화됐기 때문에 환매조건부 채권금리가 운영 정책금리로서 자체 역할을 재개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시중 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하는 지급준비금액을 소폭 낮췄다고 밝혔다.
뭄바이 소재 필리캐피탈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안잘리 베르마는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며 "그는 이번 조치로 경상수지적자에 따른 자금조달 문제는 글로벌 여건 개선으로 나아질 것이며, 정책의 초점이 그동안 후순위에 있었던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으로 이동한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도의 도매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6.1%로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인도는 사상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경상 수지 적자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QE) 축소 전망에 따라 지난 5월 시작된 신흥국 시장에서의 자금 유출 문제에 특히 취약했다.
이달 초 라잔 총재 취임 이후 루피화는 전일까지 약 9% 평가절상됐으며, 지난 18일 연준이 양적완화 유지를 결정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라잔 총재는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등 루피화 가치에 대한 내부 결정 요인으로 (정책의) 초점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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