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7일 금요일

홍콩, 자나깨나 인도 걱정

아시아 금융선진국 홍콩에서 가장 화두가 되고 있는 나라는 어디일까. 첫 번째로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미국일 것이다. 

그렇다면 두 번째는 어디일까. 대부분 중국을 꼽을 수 있겠지만 최근 홍콩 금융전문가들은 인도를 중국보다 앞에 두고 있다. 정확히 말해 미국은 그 나라의 ’영향력’으로 회자되고 있지만 인도는 자국의 ’실기’로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홍콩 금융권은 인도 정부의 무능함, 복잡한 정치 환경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인도 경제의 곤두박질이 아시아 전반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까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지표상으로도 심각성은 확연하다. 최근까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자산 매입 축소 가능성에 통화가치가 크게 급락한 나라는 인도였다. 인도는 달러당 64루피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3개월 만에 무려 13% 이상 떨어진 것이다. 

이는 지난 2년간 발표된 주요 지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03년부터 2008년까지 8~9%를 기록했던 인도 경제성장률은 이제 4~5% 수준으로 반 토막 났다. 여기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10%대에서 유지되고 있어 정책당국을 불안하게 했다. 

일부에서는 인도 경제가 1991년 이래 가장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특히 인도 경제 상황이 악화된 이유가 FRB의 출구전략과는 별개로 인도 정부 자체의 정책적 취약성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홍콩에 위치한 금융사 관계자는 "외국 자본에 대한 의존도가 늘어나기도 했지만 그동안 인도 정부가 기존 성장에만 안주한 채 경제구조 개혁을 등한시하면서 신뢰를 잃었다"며 "인도 민간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고 노동법과 기반시설 투자에 대한 규제는 오히려 강화되고 있어 마땅한 투자 종목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나라 세스 블랙록 아시아크레디트 대표는 "인도는 경제 성장과 구조개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단기적으로 큰 위기에 직면했다"며 "정부가 단호하고 신속한 정책 결정으로 구조개혁에 대한 확신을 줘야 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장기적인 희망은 접을 수 없지만 단기적으로는 인도 경제개혁안이 나오기가 요원해 당분간 위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적인 변수가 복잡해 내년 5월 선거 때까지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나라 세스 대표는 "구조개혁은 6개월~1년 정도 단기간에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광범위한 개혁, 재정 규율과 경상수지 적자에 대한 조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개혁안으로는 △환율시장 조정보다 물가 통제 △재정적자비율 7%로 하향 △투명한 세수 확충 등이 제시됐다. 

앤드루 스완 블랙록 아시아에쿼티 대표는 "내년 5월 인도 선거 이후 개혁 촉매제가 나오지 않고, 세계 경제도 개선되지 않으면 인도뿐만 아니라 아시아 주식시장 전체도 저평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사 출처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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