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4일 화요일

루피화 급락하자 현대차, 인도 수출 가격 인상

현대자동차가 인도에서 전 차종의 판매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최근 루피화 가치 하락으로 원가가 상승해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현대차 인도현지법인(HMIL)은 내달 1일부터 전 차종의 판매가격을 4000~2만루피(약 7만~34만5000원) 인상한다고 최근 밝혔다. 이달 초 출시한 신형 `그랜드 i10`만 가격 인상에서 제외된다. 현대차가 인도에서 판매하고 있는 차종은 경차 `이온(EON)`부터 SUV `싼타페`까지 총 9종이다. 

현재 현대차 인도법인은 글로벌 현지법인 가운데 수익성이 최하위권을 나타내고 있다. 올 상반기 수익성을 나타내는 평균판매단가(ASP)는 평균 774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하락했다. 다른 해외 법인은 모두 오른 반면 인도 법인만 떨어진 것이다. 인도내 자동차 판매량은 올해 들어 2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가장 큰 원인은 생산비용 증가다. 루피화 가치가 급락하고 물가가 상승하자 수입 부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이익률이 하락하게 되는 것이다. 인도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약화됐다는 것도 악재로 작용한다. 

실제로 올 1~8월 현대차의 인도 시장 판매량은 총 25만2000여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줄었다. 월별로는 1월에만 작년 동기보다 다소 늘었을 뿐 나머지 7개월은 작년보다 줄었다. 

현대차는 인도 남부 첸나이에 공장을 두고 있어 루피화 환율 하락이 직격탄이 되고 있다. 이에 인도 내수시장에서 입은 손실을 만회하려고 유럽, 아프리카, 남미 등지로 수출하는 자동차 대수를 늘리고 있다. 

현대차가 판매 부진에도 가격을 올린 것은 루피화 절하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1루피의 가치는 25일 기준 약 17.14원 수준이다. 올해 초 21.4원에 비해 20% 이상 떨어졌다. 매출을 원화로 환산하면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업계에선 현대차 인도법인이 수익성을 쉽게 회복하기 어렵다고 전망한다.
인도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에 주로 납품하는 한국 중소기업들 조차 루피화 환율 하락에 치명타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서 수입한 자재대금을 달러로 송금해야 하는데 달러당 54~55루피였던 환율이 이제 70루피에 육박하고 있어 수입 원자재 단가도 덩달아 매섭게 상승 중이다. 

게다가 인도 당국이 자동차 구입을 위한 은행대출 비용을 올리고 유류 보조금까지 축소하고 있어 판매 부진을 극복하기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기사 출처 : 매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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