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2일 목요일

라구람 라잔 "印 경제 문제, 구조적인 것 아냐"

인도 신임 중앙은행 총재인 라구람 라잔이 현재 인도가 겪고 있는 경제문제들이 구조적인 게 아니며 점진적 개혁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라잔은 11일(현지시간) 프로젝트 신디케티트에 게재한 칼럼에서 성장률 둔화·경상수지 적자 등 인도 경제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며 이 같이 주장했다. 

그는 이 칼럼에서 수년전 외국 전문가들이 '친디아'를 언급하며 인도 경제에 칭찬 일색의 평가를 내렸지만 지금은 정반대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며 최근 인도 경제에 대한 비판이 다소 무분별한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잔은 인도경제가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다는데 시인했다. 연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지난분기 4.4%로 현저히 낮아졌다. 경제성장은 둔화됐는데 소비자 물가는 여전히 높다. 지난해 경상수지, 재정수지 적자는 지나치게 많다. 

모든 평론가들은 오늘날 인도의 빈약한 사회기반시설, 과도한 규제, 빈약한 제조업, 숙련 노동 및 적절한 교육 부재 등을 지적한다. 

그는 이 부분을 인정했다. 또 인도 경제가 강력하고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 이 문제들이 반드시 다뤄져야 한다는데도 동의했다. 

그러나 라잔은 인도 경제가 고속성장을 할 때도 이 문제는 똑같이 존재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무엇이 인도의 성공스토리를 방해하고 있는지를 규명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라잔은 최근 인도 경제가 겪고 있는 문제 원인을 크게 3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우선 인도 경제성장률 둔화를 초래한 이유 중 하나는 2008년 금융위기 후 인도 당국이 실시한 막대한 재정·통화부양책이다.

세계 경제위기는 2차 대공황만큼 심각하진 않았고 이로 인해 과도했던 부양책은 인플레이션을 야기했다. 통화부양책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다시 타이트해졌고 금리 상승은 투자와 소비 둔화로 이어졌다. 

다음으로 천연자원을 배분하고 토지를 인수하는 인도 공공기관들이 고속성장 기간 동안 권한을 남발한 여파에 인도 사법기관들로부터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 이렇게 되며 관료들은 더 위험기피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시작했고 많은 대형 프로젝트가 중단됐다. 

마지막으로 수출 성장률이 둔화된 건 인도 제품 경쟁력이 갑자기 떨어져서가 아니라 인도의 전통적인 수출시장이 취약해진 때문이다. 수출둔화는 대내외 적자 확대로 이어졌다. 경제위기 후 정부가 실시한 재정부양책은 정부 재정적자를 악화시켰다. 

여기에 대형 광산 프로젝트가 중단되며 인도의 석탄 수입이 늘어났고 철광석 수출은 줄었다. 인도 교외의 신흥 부자들이 재산을 금으로 축적하고, 인플레이션을 걱정한 도시 부유층도 금을 찾으며 발생한 금 수입 증가는 경상적자를 더 키웠다.

라잔은 이 같은 인도 경기둔화와 재정·경상수지적자 문제 대부분이 구조적인 문제가 아니라고 진단한다. 따라서 완만한 개혁만으로도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야심찬 구조적 개혁이 좋지 않다는 게 아니라 인도가 지금의 문제를 풀기 위해 하루아침에 제조업 강국이 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그는 구조적인 해법보다, 다소 임시방편으로 보이지만 동시에 더 실현가능한 즉각적인 일들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진행이 멈춘 프로젝트들의 행보를 명확하게 하고 과도한 보조금을 낮추며 경상수지적자를 줄일 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라잔은 올해 예상되는 5~5.5%의 인도 GDP 성장률이 훌륭하진 않지만 나쁜 수준도 아니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몬순이 좋았고 도로, 통신 인프라 개선으로 농촌지역의 소비가 촉진될 것이란 점도 긍정적이다. 

은행권의 부실대출 확대도 자명한 문제지만 부실대출 중 일부가 투자 프로젝트 지연으로 발생했다는 점에서, 프로젝트가 재개되면 이 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 된다. 또 인도 은행들은 손실을 흡수할 충분한 자본을 보유하고 있다. 

또 인도 공공재정은 대부분의 이머징 마켓보다 견고하다. 인도의 GDP 대비 공공부채는 2006~2007년 73.2%에서 2012~2013년 66%로 줄었다. 지방정부를 제외한 인도 중앙정부 GDP 대비 부채 비율은 46%에 불과하다. 게다가 부채는 (최근 하락한) 루피로 표시돼 있고 평균 만기는 9년 이상이다. 

인도 대외 부채 상황은 더 호의적이다. 대외부채는 GDP 대비 21.2% 밖에 되지 않고, 이 중에서도 민간 부문의 대외부채 비중이 더 높다. 단기 대외부채는 GDP의 5.2% 뿐이다. 인도 외환보유액은 GDP의 15%인 2780억 달러로 전체 경상수지적자를 수년간 메우기에 충분하다.
<기사 출처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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