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일 일요일

인도 총리 "야당, 협조 않는다" 이례적 '포문'

30일 루피화 가치 이틀째 상승…달러당 65.70
인도 4∼6월 경제성장률 4.4%…4년만에 최저치

외환위기에 직면한 인도의 만모한 싱 총리가 국정에 협조를 하지 않는다고 이례적으로 야당에 공세를 퍼부었다.

싱 총리는 30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루피화 가치 급락 등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해 설명하면서 제1야당인 인도국민당(BJP)이 의정활동을 반복적으로 방해함으로써 국내외 투자자들의 인도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고 공격했다.

그는 "의정활동 책임은 정부와 야당 모두에 있다"면서 "야당은 의정활동에 대한 자당 몫의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도 의회는 여야간 의견충돌로 회기가 자주 중단되곤 했다. 정부가 지난해 하반기에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경제개혁 법안을 의회에 상정했지만 제대로 처리되지 못해 투자자들이 인도를 신뢰할 수 없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견해다.

싱 총리는 "인도국민당이 끊임없이 정부에 반대하고 비판해왔다"면서 "지난 9년간을 돌이켜 보면 인도국민당은 자당이 총선에서 패배해 야당으로 전락했다는 사실을 한번도 인정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인도국민당은 2004년 총선에서 패배해 국민회의당에 권력을 내줬다.

싱 총리는 현재의 경제상황은 인도 경제가 세계경제에 편입된 데 따른 것이라면서 루피화 가치 급락은 분명히 충격이지만 자본흐름을 통제하지 않고 개혁도 지속해가면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다짐했다.

인도국민당은 평소 과묵한 싱 총리의 이례적 공격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아룬 자이틀레이 인도국민당 상원 원내대표는 싱 총리가 연설하는 도중 일어나 거세게 항의했다.

인도국민당의 한 고위 간부는 총리 연설이 끝난 뒤 취재진에 "싱 총리가 자청해서 한 이번 연설은 매우 실망스럽다"면서 "인도가 직면한 신뢰위기의 틈이 이 연설로 메워지지 않을 것"이라고 반격했다.

그는 "싱 총리가 야당 대표에게 발언할 기회조차 부여하지 않았다"면서 "총리의 이런 태도 때문에 우리가 의사일정을 방해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총리 연설의 주제는 '인도가 글로벌 위기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이미 나온 정부 견해와 다른 게 전혀 없다고 폄하했다.

한편 전날 달러당 66.55 루피에 마감한 루피화 환율은 30일 1.3% 떨어진 달러당 65.70 루피에 장을 마쳤다. 루피화 가치는 이날 이틀째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 주 전체로 따지면 3.8%나 급락했고 올 들어서는 20% 가량 떨어졌다.

또 인도 정부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4∼6월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4.4%로 직전 3개월보다 0.4% 포인트 하락, 2009년 1∼3월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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