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일 일요일

위기의 인도..외환위기의 서막 VS 조정세로 그칠 듯

인도 통화 루피화 가치의 최저치 경신을 놓고 시장 전문가 사이에서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1991년에 이어 인도가 다시 외환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내는 반면 다른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완화(QE) 축소를 앞두고 조정세라는 분석이다.

미 달러 대비 루피화는 8월 한달 동안 1992년 3월이래 최대의 월간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번달 루피화는 미 달러에 대비해 8.1% 급락하며 30일 뭄바이 외환시장에서 65.705 루피로 장을 마쳤다.

또한 미국의 시리아 공습 가능성으로 대두된 유가 급등이 인도 무역적자를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커져 28일 장중 한 때 루피/달러는 68루피를 상회하기도 했다.

이에 인도의 악화되는 경제여건과 정부 정책의 혼선 등을 이유로 들며 1991년과 같은 위기가 재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최근 인도 경제의 혼란 양상이 1991년 상황과 닮았다고 보도하며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인도 경제성장률 5%, 루피화 가치 하락,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을 근거로 제시했다.

◇ 인도 경제 악화, 아시아 신흥국 금융위기로?

인도 경제에 대한 우려는 아시아 신흥국 경제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 외인 자금 이탈이 이어지면서 통화가치 급락하고 경기침체가 가중되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이번달에만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증시에서 45억 달러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갔다.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통화 루피아 가치도 5.9% 떨어졌고 같은 기간 필리핀 통화 페소와 태국 바트화도 각각 2.6%, 2.7% 절하됐다. 말레이시아 링기트도 달러대비 1.2% 하락하며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신흥국에서 보이는 현상이 미국과 일본의 금융정책으로 발생한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초기 모습과 닮아있다며 아시아 지역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당시 연준은 2년간 인하했던 금리를 5.25%에서 5.5%로 인상했고 일본은 소비세를 3%에서 5%로 올렸다.

심지어 글로벌 경제 위기 주장도 나왔다. 스티븐 로치 예일대 교수는 CNBC의 '패스트 머니 하프타임 리포트'에 출연해 루피화 가치 사상 최저치 기록으로 '글로벌 경제'가 새로운 위기 초기 단계에 들어섰다고 주장했다.

로치 교수는 모간스탠리에서 수석이코노미스트와 아시아 회장직을 역임했다.

◇ 폴 크루그먼 "왜 루피화 급락에 패닉을 느끼지"

반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학 교수는 인도의 루피화 가치 급락이 다른 지역의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주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최근 루피화 급락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나는 사람들이 왜 패닉처럼 느끼는지 궁금해진다"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이어 그 동안 선진국 자본 유입으로 지나치게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루피화 가치를 시장이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라며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 등으로 투자자들이 인도에서 돈을 빼내 루피화 가치가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크루그먼 교수는 루피 급락으로 인플레이션 압박을 받을 수 있지만 인도경제가 큰 위기를 겪을 것 같지 않다고 전망하고 금융 위기로까지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탠다드차타드도 전날인 29일 조사보고서를 내고 "시장에서 루피화와 인도의 경제체력(펀더멘털) 간 순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1991년 인도의 외환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는 과장됐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사 출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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