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0일 화요일

인도 힌두-무슬림 충돌 놓고 '음모론' 논란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의 주총리가 관내에서 최근 발생한 힌두교 신자와 무슬림간 유혈충돌 사태를 두고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 논란을 자초했다.

우타르프라데시 무자파르나가르 구역에선 지난 7∼8일 힌두교 신자와 무슬림간 충돌로 31명이 사망했다. 충돌은 지난달 27일 한 종교공동체 소속인 형제가 여동생을 성희롱했다는 이유로 다른 공동체 소속인 남자를 살해했다가 피해자 가족으로터 보복살인 당한 게 발단이 됐다.

충돌을 사전에 방지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거세게 일자 아킬레시 야다브 우타르프라데시 주총리는 9일(현지시간) 주도 러크나우에서 취재진을 만나 음모론을 제기했다고 인도언론이 10일 전했다.

중도좌파 성향의 지역정당 사마지와디당(SP) 소속인 야다브는 "이번 충돌은 빈민, 젊은이, 무슬림 등에게 훌륭한 정치를 펴는 주정부의 명예를 훼손하고 주정부를 뒤흔들려는 정치적 음모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당들이 우타르프라데시의 다른 지역에서 이전에 일어난 유사한 충돌 때처럼 이번에도 주정부를 공격할 빌미를 찾으려 혈안이 돼 있다"고 쏘아붙였다. 

실제로 힌두 민족주의 성향 전국정당으로서 제1야당인 인도국민당(BJP)의 당원 등 일부 정치인들이 9일 무자파르나가르에 진입하려다가 제지당했다.

그러나 야다브는 음모론을 뒷받침할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사마지와디당에 앞서 주정부를 이끈 바후잔사마지당(BSP)의 마야와티 총재와 또 다른 지역정당인 라슈트리야 록달(RLD) 총재인 아지트 싱은 사마지와디당과 인도국민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마야와티는 "이번 사태 배후에 인도국민당과 사마지와디당이 있다"면서 "연방하원 선거(내년 5월)가 가까워지자 두 정당이 선거에 종교 '색깔'을 덧씌워 표를 얻으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싱도 마야와티에 동조하면서 "사마지와디당은 지난해 집권한 뒤 지금까지 이뤄놓은 게 없어 유권자의 분노를 사게 되자 꼼수를 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야와티와 싱은 사마지와디당 집권 이후 지금까지 우타르프라데시에선 유사한 충돌이 100건가량 발생했다며 이번 사태의 경우 중앙정부가 적극적으로 관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선 야다브 주총리가 지난달말 사건 발생 이후 중앙정부로부터 충돌발생 우려가 있다는 경고를 받고도 제때 대처하지 않은 바람에 충돌이 나자 그 책임을 면하고자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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