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9일 월요일

인도 힌두교 신자-무슬림 충돌로 31명 사망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성희롱 문제로 촉발된 힌두교 신자와 무슬림 간의 충돌로 3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우타르프라데시주 무자파르나가르 구역에서 현지시간 지난 7일 힌두교 신자와 무슬림 간 충돌이 발생했습니다. 충돌은 다음날까지 이어져 적어도 31명이 숨졌습니다. 또 사망자 수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실종되고 48명이 부상했습니다.

이번 충돌은 성희롱 문제가 발단이 됐습니다.

지난달 27일 무자파르나가르의 카왈 마을에서 두 형제가 자신들의 여동생에게 저속한 말을 했다는 다른 종교공동체에 속하는 남자를 집으로 찾아가 살해했습니다.

그러자 피해자 가족이 즉각 보복에 나서 형제를 살인한 뒤 두 공동체간 긴장이 극도로 고조돼왔습니다.

일부 언론은 두 형제의 여동생이 스토킹을 당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숨진 형제가 어느 종교공동체에 속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충돌은 카왈 마을에 사는 4천여명의 힌두교 신자 농부들이 지난 7일 회의를 열어 사건수습책을 논의하던 도중 일부에서 '무슬림을 죽여야 한다'고 선동한 뒤 발생했습니다.

회의를 마친 농부들이 귀가하다가 소총과 흉기로 무장한 무슬림측 공격을 받으면서 충돌이 본격화했습니다.

그러자 주정부는 군병력을 투입하고 질서유지를 위해 필요하다면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또 무자파르나가르 및 주변지역에 통금령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휴대전화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문이 급속히 퍼지면서 충돌은 다음날에도 이어졌습니다.

무자파르나가르 등지에선 오늘 가게와 학교가 문을 닫았고 군병력은 집집마다 돌며 소총 등 무기를 수색했습니다.

경찰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200명을 체포하고 1천명을 입건했습니다.

입건된 이들 가운데는 카왈 마을 회의에 참가한 여야 정치인 일부도 포함됐습니다.

수실 쿠마르 신데 중앙정부 내무장관은 우타르프라데시 주정부에 충돌이 번지지 않도록 강력하게 대처하라고 주문했습니다.

신데 장관은 내년 5월 총선을 실시할 때까지 이번 충돌에 따른 긴장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다른 27개 주정부도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인구 2억여명으로 인도의 28개주 가운데 최다인 우타르프라데시에선 1992년 12월 힌두교 신자들이 16세기 지어진 이슬람 사원을 파괴한 직후 종교간 충돌이 발생해 2천명가량이 숨졌습니다.

이는 인도에서 일어난 최악의 힌두-무슬림 충돌사건의 하나로 기록됐습니다.

인도에선 12억 인구의 80% 이상인 힌두교 신자와 13%인 무슬림간 충돌이 느는 추세입니다. 충돌건수는 지난해 410건에서 올해는 이미 451건에 달했습니다. 
<기사 출처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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