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일 일요일

印 2분기 성장률 2009년 이후 최악…총리는 "야당 탓"

"해가 뜬 브라질, 장마가 계속되는 인도."

영국의 투자전문지 인터랙티브 인베스터는 30일(현지시각) 인도와 브라질의 2분기 경제성장률 성적을 이렇게 맞비교했다. 브라질은 지난 2분기 전 분기보다 1.5% 성장, 연율로 6%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인도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분기 기준으로 1.3%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하면 4.4%. 1분기의 4.8%는 물론, 블룸버그의 전문가 예상치 4.7%에도 미치지 못했다. 2009년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 힘 달리는 印 경제…성장동력 잃나 

경제성장률이 떨어진 직접적인 이유는 인도 경제를 떠받치던 광산업과 제조업의 힘이 달리기 때문이다. 1분기 2.6% 증가했던 제조업 생산이 2분기에는 1.2% 감소로 돌아섰다. 

하지만 본질적인 문제는 단순히 산업적인 측면에 그치지 않는다. 인도 통화인 루피화는 5월 이후 달러 대비 20% 하락했다. 글로벌 주요 통화 중 가장 많이 떨어졌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선언하자 경제가 불안한 인도에서 외국인이 앞다퉈 빠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이 돈을 풀 때 외국에서 마음껏 끌어다 쓴 것이 화근이었다. 지난 회계연도 880억달러의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한 인도는 올 회계연도에도 700억달러의 적자가 예상된다. 

인도 ICICI증권의 프라산나 아난타스브라마니안 이코노미스트는 "인도 정부가 심각한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 여기에 통제 불능의 환율과 싸우고 있는 중"이라며 "회복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연일 곤두박질치던 루피화는 30일 모처럼 반등에 성공하며 1달러당 65루피선을 회복했다. 인도 중앙은행이 대형 정유사에 달러 공급을 통해 숨통을 틔워 주겠다고 한 것이 도움됐다. 하지만 이것이 반등의 시작인지, 일시적인 회복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 

◆ 정치권 반목 계속되는 인도…오락가락 정책도 우려

전문가들은 인도 경제를 낙관하기 힘든 이유로 정치 리스크를 들고 있다. 인도의 경제인들조차 인도 정치권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인도산업협회(CII)의 찬드라지트 바네리지 사무총장은 BBC에 "인도의 위기는 절대 과장된 것이 아니다"라며 “지금 인도 경제에 가장 필요한 건 정치권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불화는 이날 만모한 싱 총리의 연설에서 또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총리는 이날 의회에서 “제1야당인 인도국민당(BJP)이 의정 활동을 반복적으로 방해해 국내외 투자자들의 인도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국민당은 끊임없이 현 정부에 대해 반대하고 비판만 일삼았다"며 "지난 9년간 자신들이 야당이라는 사실을 한 번도 인정하지 않았다"고 야당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한 야당의원은 싱 총리의 연설에 반발, 연설 도중 벌떡 일어나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오락가락하는 정책도 문제다. 싱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별다른 자본 통제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그는 "지난 20여년동안 인도는 개방정책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뤄왔다"며 "상황이 바뀌었다고 이를 되돌려야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도중앙은행이 이달 초 개인과 기업들의 해외송금에 제한을 둔 것을 상기하며, “송금 제한 조치 역시 인도 정부가 루피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한 것이었다"며 "이러한 금융정책이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을 주고 있는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기사 출처 :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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