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1일 일요일

'스타 경제학자' 중앙은행 새 총재, 인도 구원할까

최근 인도가 1991년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오는 4일(이하 현지시간) 중앙은행장으로 부임하는 라구람 라잔(50)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에 대해 인도 안팎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인도는 현재 루피화 폭락, 기록적인 경상수지 적자, 급격한 경기하락 등 3중고에 빠진 상황.

이런 가운데 인도 정부가 지난달 초 보수성향의 내부 인사를 택해온 관례를 깨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해 유명해진 라잔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두부리 수바라오의 뒤를 이어 새 경제수장에 전격 선임해 화제가 됐다.

라잔은 인도 최고의 수재들이 몰리는 인도공과대학(IIT)에서 공부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매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고 시카고대 경영대학원에 오래 몸담았다. 

그는 그동안 인도에 만연된 부패와 숨막히는 관료제에 대해 비판을 서슴지 않으며 강력한 경제개혁가의 이미지를 쌓아 왔다.

또 인도 금융컨설팅업체 랄캡의 디파크 랄와니는 라잔에 대해 "창의적이고 틀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인도의 현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아 그가 인도 경제를 다시 회생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발표된 최근분기(4∼6월) 경제성장률이 4.4%에 그쳐 시장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으며, 루피화도 올해 들어서만 미국 달러화에 대비해 16%나 절하됐다.

인도의 신용평가기관 크리실의 수석이코노미스트 D.K. 조쉬는 최근 인도경제상황 등을 고려할 때 "(그가) 골치아픈 상황에 처해있다"고 지적했으며,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 대니얼 마틴도 "경제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라잔도 그의 선임에 거는 기대가 커지고 있는 점을 우려해 "신속한 해결책은 없다"고 못박았다.

그는 선임발표 직후 언론에 "누구도 인도의 향후 전망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문제점들을 순식간에 사라지게 하는 마술지팡이는 없다"고 강조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라잔이 당분간 인도내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강력한 비판으로 반발을 사기보다는 관망하는 자세를 취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경기부양 대신 고금리를 통한 환율안정에 초첨을 맞출 수 것으로 분석했다.

인도 정부도 해외투자자들의 '탈 인도'를 촉발해 루피화 추락의 원인이 되는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는데 전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내 유명 금융전문가인 스와미나탄 아이야르는 "(그가) 훌륭한 기수인 것은 맞지만 유감스럽게도 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과연 그가 깊은 수렁에 빠져있는 인도를 구원할 수 있을지 세계 금융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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