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4일 월요일

“신흥국 고도성장 2010년 막 내려”

WSJ “고성장 회귀 힘들어” 일부선 “회생 가능” 반론도
중국, 브라질, 인도 등 그간 고도의 성장세를 구가했던 신흥국들의 둔화세가 날로 두드러지는 가운데 이들 신흥국에 대한 시장의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 

이들 신흥국들의 성장판이 아예 닫혀 더 기대할 수 있는 성장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대로 지금까지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이룩했다면 앞으로는 이전보다는 다소 늦춰진 속도지만 오래도록 성장하기 위해 성장 체질을 바꿔가는 과도기적 시점이란 낙관론이다.

■신흥국, '성장판' 닫혀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심지어 신흥국의 고도성장 신화가 지난 2010년 막을 내렸다고 잠정 진단을 내린 상태다. WSJ는 "신흥국들의 성장률이 2010년래 3%포인트 둔화, 분기 기준 연율 성장률이 5%로 추락했다"며 "단기간 내 고성장으로 회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못박았다. 지난 2년간 이들 신흥국이 한창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이들 나라가 워낙 저개발됐던 탓이지만 이제 고급인력을 양성하는 데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WSJ는 또 대부분의 신흥국이 인구 고령화 및 열악한 교육환경, 고임금, 중국의 원자재 수요 감소 등 현재 '역량 제한(capacity constraints) 상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앤더스 애스룬드는 "(신흥국의) 산업화 진보는 이제 끝났다"며 "부자 나라든, 가난한 나라든 대부분 국가는 1980~2000년 사이 보였던 성장률 3.5% 수준으로 회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만간 시행될 미국발 양적완화(QE) 축소까지 신흥국이 대비해야 할 대형 악재로 언급됐다. QE 축소가 실행될 경우 자산가치 하락을 우려, 신흥국에 있던 자산들이 미국으로 대거 이탈할 것이란 우려다.

■신흥국 '몸 다지고 있어'

최근 신흥국들의 더딘 성장세를 낙관하는 시선도 있다. 지난 10여년간 기록한 연평균 성장률 6%란 수치가 두자릿수를 기록했던 과거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지만 절대 작은 수치는 아니란 점에서다. 실제로 같은 기간 선진국들의 연평균 성장률은 2%대에 그쳤다. 

이들 신흥국이 이 기간을 '제 몸 다지기' 위한 시기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내적으로는 도시화에, 대외적으로는 각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뿌려놓은 유동성 잔치(빚잔치·양적완화)를 흡수함으로써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충격을 최소화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스페인계 은행인 방코 빌바오 비즈카야 아르젠타리아(BBVA)의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 스테판 슈바르츠는 "인도 등 신흥국 경제는 도시화를 통해 회생할 것"이며 "또 그 생산성이 향상되면서 성장세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세계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중국의 2018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로, 지난 15년간 보였던 연평균 9.6% 성장률보다 낮춰잡으면서도 "최근의 하락세는 환영할 만하다"며 "그것은 신흥시장이 자산거품을 일으키지 않고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기사 출처 :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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