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인도인들의 삶은 그 어느 때보다 팍팍하다. 망갈리안이 발사되던 날 인도에는 최악의 겨울 스모그가 덮쳤다. 스모그만큼이나 끝 모를 경기침체의 그늘에 중산층은 희망을 잃고 있다.
인도 수도 뉴델리 인근의 산업도시 가지아바드. 인도 중산층의 꿈과 열망이 담긴 수백개의 고층 아파트들 사이에 건설이 중단된 건물들이 흉물스럽게 솟아 있다. 아시아 세 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인도 경제가 고도성장을 멈추면서 자금이 말라붙고, 사겠다는 사람들이 사라진 탓이다.
인도는 경제개혁과 정보통신(IT) 붐을 통해 2003년에서 2012년까지 연 평균 8%의 고도성장을 해왔다. 그 사이 인구 12억명 가운데 중산층으로 신규 진입한 인구는 2억∼3억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5%에 이어 올해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3.8%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루피화 가치의 급락과 함께 찾아온 물가의 고공행진은 중산층의 꿈을 접게 만들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현지시간) 전했다. 지난 9월 인도의 물가상승률(도매물가 기준)은 6.46%로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10%에 근접한 상황이고 특히 식료품 가격은 38개월 만에 최고다.
WP는 인도 중산층들의 다양한 한숨 소리를 전했다. IT전문가로 일하는 시만트 싱할(29)의 경우 당분간 아이를 갖지 않기로 했다. 그는 “아내가 직장을 새로 갖게 됐고, 아이들에게 어느 정도 행복한 삶을 줄 수 있을 때까지 당분간 저축에만 전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은행원인 슈디르 코크하르(36)는 한때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 한 채를 더 살 생각이었다. 하지만 소득은 줄었고 치솟는 물가에 생명보험료를 내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그는 “가까운 시일 내에 생활이 더 나아질 것 같지가 않다”고 전했다. 영어 교사로 일하며 영화 공부를 하는 라즈슈리 초우한(20·여)은 뉴델리에서 스튜디오도 꾸미고 차와 카메라도 살 꿈에 부풀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스쿠터를 타고 이리저리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신세다.
‘인도 소비자’의 저자 알람 슈리니바스는 “인도 중산층들이 현재 그들의 소득이나 경제성장에 대한 확신이 생길 때까지 꿈의 일부를 접거나 연기하고 있다”며 “중산층들에게는 현재와 같은 상황이 엄청난 충격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사 출처 :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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