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5일 화요일

인도, 화성탐사 중국에 앞섰다


ㆍ자체 개발 우주선 ‘망갈리얀’ 5일 300일간의 여정 출발
ㆍ세계 4번째·아시아 최초

인도우주연구기구(ISRO)가 5일 세계 4번째로 화성궤도탐사선 ‘망갈리얀’ 발사에 성공했다. 경쟁 상대인 중국을 앞선 아시아 최초의 개가다. 이날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하리코타의 사티시 다완 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망갈리얀은 300일을 날아서 내년 9월 화성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과학실험장비와 관측 카메라를 실은 망갈리얀은 화성 대기와 표면의 과학정보를 수집하게 된다. 탐사선의 수명은 6~10개월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도는 이미 1970년대 인공위성을 발사한 우주 강국이다. ‘인도의 NASA(미 항공우주국)’라 할 수 있는 인도우주연구기구는 미국, 러시아, 유럽, 중국, 일본과 함께 세계 6대 우주기구로 꼽힌다. 1969년 창설된 이 기구는 자체 위성과 발사체를 개발한 데 이어, 2008년에는 무인 달 탐사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인도는 이미 유인우주선을 쏘아 올리고 우주정거장까지 만든 중국에 비해 아직까지는 기술적으로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인도는 이번 발사를 계기로 중국을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발사 성공 인도 동부 해안 스리하리코타의 우주기지에서 5일 화성탐사선 망갈리얀이 발사되고 있다. 망갈리얀은 300일을 날아 내년 9월 화성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스리하리코타 | AP연합뉴스

▲ 선구자 고 비크람 사라바이
우주 개발 51년 만의 쾌거
“국가 확신 주려면 최고 돼야”

하지만 당장 눈에 보이는 이익을 얻을 수 없는 우주 프로젝트에 천문학적 비용을 쏟는 데 대한 비판은 끊이지 않는다. 여전히 수억명이 배고픔에 시달리는 것이 인도가 처한 현실이다. 하지만 인도는 우주 개발의 중요성에 일찌감치 눈을 뜨고 독립 직후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왔다. 여기엔 한 개인의 헌신적인 노력이 발판이 됐다. 인도 우주개발의 아버지로 불리는 비크람 사라바이 박사(1919~1971년·사진)이다.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 아마다바드 출신인 사라바이는 부유한 사업가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구자라트 대학을 졸업하고 영국으로 유학을 가 케임브리지대에서 자연과학을 전공했다. 1947년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자 고국으로 돌아온 사라바이는 가족들을 설득해 자선 재단을 세우고 친구들의 기부를 받아 고향에 연구소를 설립했다.

그의 대표적 업적은 인도우주연구기구를 설립한 일이다. 옛 소련은 1957년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호를 발사하면서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하지만 가난한 개발도상국인 인도에서 우주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설득하는 일은 힘들었다. 사라바이는 인도 핵 프로그램의 아버지로 불리는 호미 바바와 함께 정부를 지속적으로 설득해 갔다. 결국 그는 1962년 인도 우주연구국가위원회 의장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인도 우주개발을 이끌었다. 현재 로켓과 인공위성용 발사체를 개발하는 인도 우주연구기관에도 그의 이름이 붙어있다. 그리고 인도우주연구기구 웹사이트에는 다음과 같은 사라바이의 성명이 실려 있다.

“개발도상국에서 우주활동의 정당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에게는, 어떠한 목적의 모호성도 없다. 우리는 경제적으로 발전된 나라들과 화성이나 행성 탐사 혹은 유인 우주 비행에서 경쟁한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우리는 국가적으로 우리의 역할이 의미있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실제 사회 문제에 첨단 기술을 적용하는 데 있어 최고가 돼야 한다.”
<기사 출처 : 경향신문>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