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7일 목요일

인도교회협의회 달리트 위원장 수닐 목사 “교회는 카스트제도 용인해선 안돼”

인도의 불가촉천민으로 알려진 최하층 ‘달리트’를 위해 일하는 수닐 라지 필립(43·사진) 목사는 단호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카스트와 크라이스트(그리스도)를 동시에 섬길 수 없습니다.”

7일 오전 부산 벡스코 마당 홀 ‘달리트 전시관’에서 만난 필립 목사도 달리트 출신이다. 그는 인도교회협의회(NCCI) 달리트위원회 위원장으로서 인도교회 내 신분차별 철폐를 위해 노력 중이다.

인도는 세계 2위의 인구대국이자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다. 하지만 여전히 카스트로 대표되는 신분제 사회를 유지하고 있다. 신분에 따른 차별과 소외는 심지어 인도교회 안에도 있다고 수닐 목사는 말했다. 그는 “교회 안에 카스트주의(Casteism)가 존재하는 한 인도교회는 하나님의 사랑이 임재한 곳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인도교회 안에는 카스트 신분(dominant class)과 달리트 신분이 함께 존재하지만 교회의 주 구성원에 따라 카스트 교회와 달리트 교회로 구분된다. 달리트 출신의 목사는 카스트 신분이 주축인 교회에 청빙받기 어렵다. 그는 “내가 그 교회에 가기 전에 내 신분이 먼저 교회에 도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심한 경우 카스트에 속한 교인은 달리트에 속한 교인이 요리한 음식에 손을 대지 않기도 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 역시 인도교회 안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신분 때문에 교육받지 못하는 이들에게 교회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자신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개진할 수 있는 공적인 장을 교회가 마련하기도 한다. 필립 목사는 이런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가 WCC 총회에서 호소하는 것은 세계교회가 인도교회 내 카스트 철폐를 위해 목소리를 높여 달라는 것이다. 그는 “하나님의 사랑은 정의로부터 구별될 수 없다”며 “인도의 달리트 기독교인들은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한국교회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 출처 :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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