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6일 수요일

인도 정책결정자들 FTA 체결 놓고 '논쟁'

계획委 "FTA 서둘러야" vs 재무 "제조업 육성해야"

인도 정책당국자들이 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도 언론은 6일 소식통들의 말을 빌려 만모한 싱 총리의 측근인 몬텍 싱 알루왈리아 계획위원회 부위원장과 P. 치담바람 재무장관 등이 이틀 전인 지난 4일 정부산하 무역연구소인 '무역·경제관계 위원회' 회의에서 치열한 논리 공방을 벌였다고 전했다.

인도 경제정책 수립에 핵심 역할을 하는 계획위원회의 알루왈리아 부위원장은 인도 경제가 성장하려면 더 많은 나라들과 FTA를 빨리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치담바람 장관은 인도가 수년간 경험한 바를 보면 FTA가 인도 경제에 도움을 준다는 점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정부는 외국과의 FTA 체결을 서두르지 말고 제조업을 육성해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산하단체인 국가제조업경쟁력위원회(NMCC)의 V. 크리슈나무르티 회장도 FTA 체결에 따라 수입품의 90%에 0∼5%의 명목적인 관세가 부과된다며 이 때문에 국내 제조업이 피해를 본다고 가세했다.

치담바람 장관과 크리슈나무르티 회장의 발언은 인도 재계가 오래전부터 해온 주장을 반영한 것이다.

재계는 제조업이 발달하지 않은 인도가 외국과 FTA를 맺음에 따라 외국 수입품은 쇄도하지만 인도 수출업자들은 별로 수출할 게 없기 때문에 이렇다 할 FTA 혜택을 보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인도 재무부 내부에서는 FTA 체결 효과에 대한 분석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알루왈리아 부위원장은 그럼에도 인도가 외국과 FTA를 조속히 맺지 않으면 버스 떠난 뒤에 손을 드는 꼴이 된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에 치담바람 장관은 자신도 과거에는 그런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맞받았다.

그는 특히 인도-유럽연합(EU) 무역 및 투자협정 가안에 나오는 자동차 및 부품 관세 인하의 부작용을 설명하기도 했다. 인도와 EU는 6년이 넘도록 협정 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으나 좀체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소식통들은 문호개방을 내세워 비판을 많이 받아온 치담바람 장관이 이번에 한 주장은 의외라면서 그가 이번 논쟁에서 상대적으로 '우세'했다고 평가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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