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일 목요일

인도 여당, 텔랑가나州 분리 결의로 '후폭풍' 직면

안드라 프라데시서 항의시위…다른 지역서도 '분리' 요구 

인도 여당이 남부 안드라 프라데시주(州)에서 텔루구어 사용지역을 '텔랑가나'주로 분리독립하는 방안을 결의한 뒤 뜻하지 않은 '후폭풍'에 휩싸였다.

안드라 프라데시주의 비(非) 텔랑가나 지역에선 격한 항의시위가 일어나고 다른 주에서도 분리독립 요구가 거세질 조짐이다.

여당 국민회의당 주도의 정당연합체인 '통일진보연합'(UPA)이 지난달 30일 회의를 열고 텔랑가나 분리독립을 위한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지 하루 만에 안드라 프라데시주내 비텔랑가나 지역에서 항의시위가 잇따랐다고 인도 언론이 1일 전했다.

일부 지역에선 시위가 통제불능 상황에 빠져들자 경찰이 곤봉으로 시위대를 진압했다. 또 국민회의당 출신인 인디라 간디 및 라지브 간디 전 총리의 동상 훼손도 잇따랐다.

시위 참가자들은 '기회의 도시'로 성장한 안드라 프라데시의 주도 하이데라바드와 주요 수자원 통제권을 텔랑가나에 빼앗긴다며 분리독립에 반대했다.

또 비텔랑가나 지역에 해당하는 안드라 프라데시의 13개 구역에선 여당 결정에 항의하는 뜻에서 초중고교, 대학, 영화관, 시장 등이 모두 문을 닫았다.

특히 안드라 프라데시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로 연안에 자리한 비사카파트남에서는 한 주택 경비가 여당 결정에 반발, 자살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인접한 타밀나두와 카르나타카주는 안드라 프라데시를 오가는 버스의 운행을 중단했다.

여당 결정의 여파로 인도 동부 웨스트벵갈주의 한 도시인 다르질링, 동북부 아삼주, 북부 우타르 프라데시주, 서부 마하라슈트라주의 동부인 비다르바 등지에서 도 분리독립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아삼주의 카르비 앙글롱 구역에선 '카르비 부족' 지역을 별도 주로 만들어 달라고 주민들이 시위에 나서면서 경찰과 충돌, 한 명이 사망했다.

우타르 프라데시주에서는 야당인 바후잔사마지당(BSP)의 마야와티 총재가 여당 결정을 반기면서 우타르 프라데시주는 4개 주로 쪼개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인도의 제1야당인 인도국민당(BJP)은 정부가 가칭 '주(州)재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신생주 요구 상황을 전반적으로 다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국민회의당은 내년 5월 총선을 앞두고 성급한 결정을 내렸다는 지적에 전반적인 상황을 충분히 검토한 뒤 텔랑가나 분리독립 결의를 추진했다고 밝히면서도 결의안 채택에 따른 후폭풍에 곤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여당의 이번 결정을 두고 '판도라 상자'를 열었다고 비유하면서 인도 사회가 특정 지역 분리독립 문제로 한동안 혼란스런 상황을 겪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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