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27일 화요일

MOOC에 맞서는 또 다른 온라인 교육 미네르바 프로젝트


MOOC가 인터넷을 통한 글로벌 교육의 주인공이자 대세로 자리 잡은 듯하다. 그러나 MOOC의 이상이라 할 수 있는 대규모 무료 온라인 강좌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세계인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열린 학습이 아니라, 아주 특별한 교육을 받는 글로벌 엘리트를 위한 교육도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디지털 온라인 교육을 통해 육성되는 이른바 이리트(E-lite)를 키우자는 것이다. 미국 전역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미네르바 프로젝트(www.MinervaProject.com)’는 소수정예 이리트 교육의 대명사이다.
   
   미네르바 프로젝트의 핵심은 간단하다. 인터넷을 활용해 하버드대학과 같은 아이비리그 수준의 강의를 수강생에게 들려주자는 것이다. 하버드대학 입학생 가운데 외국인은 10% 정도인 200여명이라고 한다. 미국인이 90%인 것은 미국인이 대단해서가 아니라는 것이 미네르바 프로젝트 추진팀의 생각이다. 하버드에 입학하지 못하는 외국인에게 좀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인터넷을 활용해 하버드대 교수의 강의를 직접 체험케 하자는 것이다.
   
   대상은 다수가 아니라 일정한 시험을 통과한 소수 정예이다. 제각각 흩어져 컴퓨터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기숙사에서 공동생활을 하면서 함께 모여 인터넷 비디오 강의로 공부를 하고, 이어 직접 얼굴을 마주 보고 난상토론을 하는 아날로그 디지털 병행수업이다. 일반 대학처럼 캠퍼스나 부수시설은 따로 없다. 담당교수도 없다. 언어는 최소한 3개 이상 가능해야만 한다. 글로벌 이리트를 위한 교육현장은 미국 서부 LA가 출발점이다. 기숙사 겸 공부방은 LA에서 시작해 전 세계 주요도시로 확대될 예정이다. 세계 어디에서도 인터넷을 통한 이리트 교육을 가능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미네르바 프로젝트는 현재 기금모집 중으로 2015년 가을 오픈할 예정이다.
   
   미네르바 프로젝트가 제공하는 강의의 주된 내용은 교양이나 철학이 아닌 실용성·기능성 위주의 강의가 될 전망이다. 알기 쉽게 설명하자면, ‘100만달러로 1000만달러 가치 이상의 사회적 봉사를 하는 방법’을 공부하는 식이다. 사회적 봉사의 의미나 필요성, 방향이 아니라 어떤 식으로 활용해서 부가가치를 낳을 수 있는가에 주목하는 커리큘럼이다. 기숙사 생활을 통한 공부를 끝내면, 곧바로 현장실습에 들어간다. 미네르바 프로젝트 집행부가 직접 주선한 곳에 가서 6개월 정도 훈련을 쌓는 식이다. 경제학을 공부할 경우 월스트리트에 가서 현장을 익힌다.
   
   미네르바 프로젝트는 하버드대 로렌스 서머스 총장이 참가하면서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 전 상원의원 밥 케니와, 하버드대학 사회과학부 전 학장 스테판 코스린은 미네르바 프로젝트를 이끄는 인사다. 프로젝트의 최고사령관은, 웹사진 전문사이트인 스냅피시(Snapfish)의 전 CEO 벤 넬슨(Ben Nelson)이다. 와튼 MBA 출신으로 월트디즈니의 아시아 지역 책임자를 지낸 아이디어맨이다. 넬슨은 1인당 1년 평균 학비가 5만5000달러에 달하는(기숙사비 포함) 아이비리그를 ‘돈 먹는 하마’로 부른다. 교양 중심의 학습과정과 엄청난 재정적 부담으로 인해 세계를 이끌 지도자 양성소로서의 빛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미네르바 프로젝트에 미국 교육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이를 수익사업으로 만들어가려는 넬슨의 생각 때문이다. 미네르바 프로젝트 참가자는 대략 아이비리그 학비의 절반 정도는 지출해야만 한다. 교육 기간은 1년 정도로 잡고 있다. 하버드대학은 교수들의 강의 전부를 비디오로 만들어 미네르바 프로젝트 측에 제공할 계획이다.
   
   IT는 MOOC와 같은 무차별 공짜 교육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최고 지성과의 만남을 통한 소수정예 교육에도 IT의 역할이 있다. 미네르바 프로젝트는 일반 대학 같은 졸업장이 따로 없다. 학벌이 아니라 실력으로 현장에 나가 사회를 이끌라는 메시지이다. 수강생은 전 세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IT를 통한 소수정예 최고급 교육과 현장을 맛보고 싶다면, 미네르바 프로젝트가 최상의 선택일 듯하다.

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MOOC BEST 10
   
   미국에서 수강생 규모와 질적 수준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베스트 10 MOOC’를 소개한다. 이들 MOOC는 수강생이 최소 1만명 이상이다.
   
   1. edX(www.edx.org)
   지난해 5월 설립된, 하버드대학과 MIT가 주축이 된 MOOC 사이트이다. 미국 서부 스탠퍼드대학의 코세라(www.coursera.org)보다 한 달 늦게 생긴, 동부를 대표하는 MOOC이다. 무료다. 올해 5월 기준 수강생이 120만명이다. 현재 28개 교육기관이 edX 콘텐츠를 활용하거나 이용할 예정이다. 이 중 절반 정도인 12군데는 미국 밖 교육기관이다. 서울대, 교토(京都)대, 칭화(淸華)대가 edX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하버드와 MIT 교수의 강의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로, 실용성보다 인문사회과학적 가치를 앞세운 것이 대부분이다. 3000만달러가 투입된 프로젝트로, MIT 교수인 인도 출신 컴퓨터 아키텍처 아난트 아가르왈(Anant Agarwal)이 책임자다.
   
   2. Academic Earth(www.academicearth.org)
   예일대, 스탠퍼드대, MIT, 옥스퍼드대 교수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 있는 강의 사이트이다. 기존의 강의를 끌어모은 사이트이기 때문에 화질이나 포맷이 통일돼 있지는 않다. 최신 강의보다 과거의 명강의를 찾을 경우 유용하다.
   
   3. Udemy(www.udemy.com)
   프로그래밍, 비즈니스, 사진, 마케팅, 디자인에 관한 교육을 테마로 하는 사이트로 강의 수 1000개를 자랑한다. 예를 들어 ‘빅 데이터를 비즈니스에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에 관한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장거리 여행을 할 경우 공부를 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가 있다.
   
   4. TED-Ed(ed.ted.com)
   수강생 스스로가 편집할 수 있는 이른바 ‘플립(Flip)’ 기능을 갖춘 곳으로, 자신의 관심 분야를 앱에 모아서 여유를 갖고 들을 수 있다. 전문 분야는 예술·디자인·문학·철학·종교·심리학·수학이다. 현재까지 제작된 강의 비디오는 269개, 전문가와의 대화 비디오가 136개에 달한다.(8월 21일 기준) 현재 3만4000여명의 수강생이 있다.
   5. saylor.org(www.saylor.org)
   철학·심리학·수학·정치학·경제학·컴퓨터 관련 교육물 280개 코스가 준비된 곳이다. 코스 하나하나가 수개월을 필요로 하는 고난도의 MOOC이다. 사이트 내의 SNS를 활용할 경우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코스 이수가 가능하다.
   
   6. Udacity(www.udacity.com)
   구글 글래스 개발팀의 리더인 스탠퍼드대학 교수 출신인 세바스찬 스런(Sebastian Thrun)이 중심이 된 MOOC 사이트이다. 컴퓨터·과학·물리학·통계학과 같은 이과 분야에 특화된 MOOC로, 초보에서부터 고난도에 이르는 전 과정이 무료로 제공한다.
   
   7. duolingo(www.duolingo.com)
   언어에 특화된 MOOC 사이트이다. 프랑스어·독일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이탈리아어가 상품으로 나와 있다. 초급부터 고급에 이르기까지 발음과 스펠링을 그림과 함께 자세히 안내해준다. 반복해서 원어민 발음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외국어를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필수 MOOC이다. 아이폰용 앱이 따로 마련돼 있음은 물론이다.
   
   8. W3Schools(www.w3schools.com)
   웹 언어와 제작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가르쳐주는 세계 최대 규모의 MOOC 서비스 사이트이다. 초급부터 상급에 이르는 전 과정이 실습을 겸해 이뤄진다. 영어에 자신이 없더라도 화면을 보면서 쉽게 풀어나갈 수 있도록 제작돼 있다.
   
   9. Codecademy(www.codecademy.com)
   HTML/CSS, JavaScript, PHP, Ruby와 같은 컴퓨터 언어전문 온라인 학습 사이트이다. 실습을 통해 익혀가는데 마치 게임을 즐기는 감각으로 코스가 이뤄져 있다. W3Schools와 더불어 컴퓨터 전문가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전문 사이트이다.
   
   10. FORA.tv(www.fora.tv)
   각종 학문적 이벤트나 대형포럼을 시청할 수 있다. 첨단 분야의 최신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유료도 있지만, 무료 프로그램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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