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29일 목요일

인도 진출 한국기업들, 루피화 급락 '불똥'

대기업은 '운신 폭' 있지만 중소기업은 '죽을 맛'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 등에 따른 인도 루피화 가치급락세로 인도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기업은 그나마 운신의 폭이 있지만 중소기업은 피를 말리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인도에 진출한 한국기업은 올해 8월 현재 총 460여개에 달한다.

29일 현대자동차 인도법인 관계자에 따르면 인도의 경제성장률 둔화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8개월 가운데 1월에만 인도내 자동차 판매량이 작년 동기보다 다소 늘었을 뿐 나머지 7개월은 작년보다 줄어들었다.

이런 추세는 최근 루피화 가치가 급락(환율 급등)하면서 더욱 가속화할 조짐이다.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한 인도 당국이 자동차 구입용 은행대출 비용을 올리는 등 여러 까다로운 조치를 취하는 바람에 현대차의 인도내 자동차 구매력은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인도 남부 첸나이에 공장을 둔 현대차는 이 때문에 유럽, 아프리카, 남미 등지로 수출하는 자동차 대수를 늘려 인도 내수시장에서 '까먹는' 손실을 메우려 애쓰고 있다.

인도내 자동차 판매량은 올해 들어 2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인도에서 휴대전화와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한국의 한 대기업도 현지의 경기침체 탓에 줄어오던 제품판매량이 최근 들어 등장한 루피화 가치급락 요인으로 더 감소할 수 있어 고민에 빠졌다. 

수입 원자재 단가가 환율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인도 경제의 회복이 생각보다 더딘 탓에 판매량에 영향을 받고 있다"며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마케팅 부문에서도 우선순위를 정해 급하지 않은 일은 뒤로 미루는 방식으로 어려운 시기를 넘기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에 주로 납품하는 한국 중소기업들은 루피화 환율 급등세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고 있다.

한국에서 수입한 자재대금을 달러로 송금해야 하기 때문이다. 

루피화 환율은 수개월 전 달러당 54∼55 루피였으나 이젠 달러당 70루피에 육박하고 있다.

여기에다 인도의 전반적인 경기침체에 따라 대기업에 대한 납품물량이 크게 감소하는 추세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 수입한 자재를 묵히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의 한국 중소기업은 뉴델리와 인접한 노이다 지역과 현대차 공장이 있는 첸나이에 있다.

노이다 지역에서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인도 경기가 침체한 탓에 곧 다가올 '디왈리'(인도인들이 한국의 추석처럼 쇠는 명절로 보통 11월에 들어 있다) 특수를 생각할 수도 없다"며 "중소기업들은 환율 급등 여파와 매출량 급감에 따른 자금난에 계속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디왈리 축제 기간에는 보통 제품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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