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27일 화요일

'스페셜리스트'보다 '제네럴리스트'가 필요한 이유

"대규모 건설공사에선 하나의 통합된 시스템을 만들고 모두가 동시에 일처리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건설도 세계적인 트렌드가 바뀌고 있습니다. 스페셜리스트도 필요하지만 앞으론 제네럴리스트가 필요합니다."

 황한석 삼성물산 Civil사업부 도로·철도본부장 전무(58·사진)는 철도, 도로, 지하철 등과 같은 대규모 공사의 경우 전문적인 일을 처리하는 스페셜리스트도 필요하지만 다방면에 걸쳐 여러 분야를 아는 제네럴리스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30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2조2000억원 규모의 지하철공사를 수주했다. 리야드 지하철공사는 총 연장 180㎞ 규모로, 모두 25조원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규모가 큰 만큼 전 세계 100여개가 넘는 기업들이 경쟁했다.

 한국업체 중에는 유일하게 삼성물산만 참여했다. 이 공사에는 설계에만 1000여명을 비롯해 파견인력과 노동자 등 모두 3만여명이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 320㎞에 이르는 서울 지하철이 1970년대 처음 만들어진 것과 비교하면 40년 넘게 걸린 공사의 절반 규모를 5년(계약 기간)만에 마쳐야 하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카타르, 인도,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도 지하철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호주, 몽골, 터키 등에선 1000㎞가 넘는 철도공사도 진행했었다.

 지하철과 철도 등은 토목공사에서부터 철로, 전기, 기계, 전동차를 비롯해 관련 신호체계까지 필요한 복합사업이다. 황 전무는 입찰 1년 전부터 프로젝트를 준비하면서 발주처뿐 아니라 협력사들과 장시간 복잡한 조율과정을 거쳤다.

 황 전무는 이러한 대규모 공사를 성공시키기 위해선 사업 관련 역량을 미리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모적인 가격 경쟁을 하지 않기 위해선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 확보 등 건설업무뿐 아니라 금융, 인·허가, 커뮤니케이션까지 광범위한 컨설팅 업무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규모 도로나 철도, 지하철공사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규모가 커지면 얘기가 완전히 달라진다"며 "짧은 시간내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선 단순히 토목·건설공사로 보는 게 아니라 전문적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것들을 어떻게 융합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11년 넘게 플랜트사업의 토목공사를 전담했던 그가 도로와 철도, 지하철 분야에 뛰어들게 된 지도 10여년이 넘었다. 그는 2007년 이후 꺏(이산화탄소) 절감과 녹색성장이 세계적 화두로 등장하기 전부터 철도와 지하철이 각광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황 전무는 "건설산업에서도 한정된 범위를 확장시키고 시장이 요구하는 가치를 파악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며 "토목·건설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것들을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 출처 :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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