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26일 월요일

인도, 이란의 자국 유조선 억류에 '발동동'

이란 "영해 오염시켰다"며 인도 유조선 나포…100만불 요구

이란이 공해상에서 이라크 원유를 싣고 가던 인도 유조선을 나포, 10일째 풀어주지 않고 있어 인도 당국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22일 인도 언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13일 공해상에서 이라크 원유 14만t을 싣고 가던 인도 국영기업 '시핑 코퍼레이션 오브 인디아'(SCI) 소속 유조선 'MT 데슈샨티'호를 나포, 이란 남부 반다르 압하르 항구로 끌고간 뒤 지금까지 억류하고 있다.

이란 당국은 인도 유조선이 지난달 30일 이라크로 가기 위해 이란 영해를 지날 때 기름 섞인 선박평형수를 쏟아내 광범위한 해양오염을 일으켰다는 점을 나포 이유로 들면서 100만 달러의 보상금을 인도에 요구하고 있다. 

선박평형수란 화물 적재 상태에 따라 균형을 잡으려고 주입하거나 배출하는 물을 일컫는 말로, 배에 평형수를 주입할 때 해양생물이 유입되며 보통 선박은 평형수를 주입한 상태로 항해하다가 다른 나라의 항구에서 화물을 실을 때 배출한다. 

인도 정부는 유조선 나포 직후 이란 당국과 협상에 착수했으나 지금까지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SCI 측은 유조선을 인도에서 출항시키기 전에 선박평형수 오염 야기 여부를 확인한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란 관영 언론 매체들은 자국 관리들의 말을 빌려 인도 유조선에서 선박평형수 기름과 물을 분리하는 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등 8가지 기술적 결함을 지니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에드 악바루딘 인도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 당국과 집중적으로 협상을 벌였으나 진전이 없다"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이란 주재 인도대사관 등을 통해 이란 당국과 계속 접촉하겠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핵 프로그램 개발에 따른 미국 등 서방측 제재 탓에 자국 원유를 제대로 수출하지 못하게 된 이란이 전통적인 우방 인도가 이란 원유수입을 줄이고 이라크 원유수입을 늘리는 데 '앙심'을 품고 인도 유조선을 나포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는 최근 들어 이란 원유수입을 줄여왔다. 실제로 2012∼2013 회계연도(2012.4∼2013.3)에 이란 원유수입량이 전체수입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5%에서 7.2%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이란은 이라크에 인도에 대한 두번째 원유공급국 자리를 내줘야 했다.

한편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22일 사흘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 에너지 협력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이번 유조선 억류 사태가 해결될지 주목된다. 이라크 총리의 인도 방문은 38년 만에 처음이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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