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28일 수요일

인도 재무 "금융시장 불안, 현 대통령도 책임 있다"

치담바람 장관, 22일에 이어 27일에도 전임자에 '화살'

치담바람 인도 재무장관이 최근의 금융시장 불안과 관련, 전임자인 프라납 무커지 현 대통령의 책임론을 거듭 거론했다고 인도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인도 루피화 가치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과 내부요인으로 연일 하락, 27일에는 전날보다 무려 3%나 떨어진 달러당 66.25 루피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낙폭은 18년 만에 최대였다.

뭄바이 증시도 이에 연동해 센섹스 지수가 590포인트나 빠진 17,968에 마감됐다. 센섹스 지수는 올해 들어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치담바람 장관은 의회에서 전임자인 무커지 대통령도 이번 사태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고 언론은 전했다.

무커지는 2009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재무장관을 지낸 뒤 대통령에 선출됐다. 

무커지의 바통을 이어받은 치담바람 장관은 이날 연방 상원에 출석, "이번 금융시장 불안의 원인은 외부요인뿐만 아니라 내부요인도 있다"며 "내부요인의 하나로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우리가 취한 결정을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결정 때문에 오늘날 심각한 재정 및 경상 적자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라는 표현을 썼지만 누가 봐도 무커지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무커지는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당시 그 여파를 피하려고 감세와 정부 지출 확대 등으로 경기를 부양했다.

치담바람 장관은 "당시 경기부양책으로 경제가 성장하고 안정됐지만 재정 및 경상 수지면에서는 비용을 지불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연방하원으로 자리를 옮겨 경제상황과 관련한 토론을 벌이면서 "2012년 8월 1일 재무장관에 취임할 당시 '내가 어려운 시기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또 "재정적자는 한계를 넘어섰고 예산을 짤 때 했던 예상들은 어그러졌다. 경상적자도 눈덩이처럼 불아났다"고 덧붙였다.

치담바람 장관의 전임자 책임론은 지난 22일에도 나왔다.

그는 당시 취재진에 "우리는 재정적자가 관련법에 규정된 한도를 넘어서게 했고 도매물가지수와 소매부문 물가상승률도 10%를 넘게 했다"면서 "이런 상황이 오늘날의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2011∼2012 회계연도(2011.4∼2012.3)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의 5.9%를 차지, 정부가 예산안을 수립할 때 예상한 4.6%를 훨씬 능가했다. 이 때문에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인도의 국가신용등급을 감시대상에 올려놓았다. 

치담바람은 재무장관 취임 후 정부 지출을 대폭 줄여 2012∼2013 회계연도의 재정적자를 GDP의 4.9%로 낮췄다. 신용평가사들은 일단 이에 만족했다. 하지만 이 회계연도의 경제성장률은 10년 만에 최저치인 5%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 둔화세의 한 원인으로 정부지출의 감축을 꼽고 있다.

67세인 치담바람과 10살 위인 무커지는 라이벌 의식 때문에 원만하지 못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치담바람은 국민회의당 주도 정당연합체인 통일진보연합(UPA)가 2004년 총선 승리로 집권할 때 재무장관을 지낸 뒤 2008년 말 내무장관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작년 8월 재무장관 자리로 되돌아왔다. 

무커지는 2004년부터 국방장관, 외무장관을 거쳐 2009년 1월 재무장관에 취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치담바람 장관에 대해 전임자 책임론에 힘을 빼지 말고 현재 나타나고 있는 금융시장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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