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26일 월요일

이머징 대표주자 인도·인도네시아 경제 불안 연말까지 ‘진행형’

이머징 마켓의 대표주자인 인도·인도네시아 경제가 불안하다. 지난해까지 고성장률을 기록했던 이들 국가들이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양적완화 출구전략 시사로 자금시장이 불안해지면서 환율이 급등하는등 이상기류에 휩싸여 있다.
때마침 GDP성장률도 크게 둔화되면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 인도·인도네시아 시장의 이런 불안한 움직임은 연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인도는 최근 해외 투자자금 이탈, 물가안정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 환율 상승과 자본조달 비용 상승 등을 고려할 때 하반기 GDP성장률은 5%대 초반에 그치고 연간 GDP성장률도 5% 전후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2010~2012년에 분기 평균 7.7%의 고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4분기에 4.7%, 올해 1분기에 4.8%로 GDP성장률이 둔화됐다. GDP성장률이 2분기 연속 4%대를 기록한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부진해진 이유는 물가압력 완화와 통화가치 방어 때문에 통화완화 정책을 실시하지 못했고 그동안 진행됐던 경제개혁 정책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약화된 데 있다.
또 세계경제 성장 둔화의 영향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된 원인도 있다. 산업생산은 2012년부터 부진을 지속하고 있고 특히 올해 5~6월에는 -2.8%, -2.2%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외국인직접투자(FDI)는 지난해 340.6억달러로 -20.9%를 기록했다. 2012년 3월에 기업의 투자수익에 대한 소급과세 법안(GAAR)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인도 GDP성장률 전망치를 5.8%, 6.0%에서 5.6%, 5.8%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국내 신용 증가세 둔화, 해외수요 둔화 및 수출 부진, 투자 감소, 제조업생산 둔화, 개혁정책 약화 등의 이유에서다. 하반기 GDP성장률은 5%대 초반에 그치고 연간 GDP성장률도 5% 전후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인도네시아의 사정도 비슷하다. 인도네시아는 2010~2012년에 연간 6%대의 성장을 지속했지만 올해 2분기에 5.8%로 성장률이 하락했다. 2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5.1%를 기록해 3분기째 하락하고 있다.
2010~2011년에 32.2%의 고성장을 보였던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에 -11.3%, 올해 상반기에 -6.1%로 악화됐다. 2010~2011년의 급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를 고려하더라도 주요 경제지표들이 모두 부진한 상황이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6.6%에서 5.8~6.2%로 하향 조정했고 IMF도 6.2%에서 5.9%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최근의 금융 불안과 세계경제 여건을 고려할 때 실제 성장률은 전망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 불안과 이에 따른 금리 인상, 투자심리 위축, 내년 선거를 앞두고 나타날 수 있는 경제정책 집행력 약화, 세계경제여건 특히 인도네시아와 경제적 관련성이 높은 중국의 성장둔화 등을 고려할 때 하반기에 경기하강 추세가 심화되고 GDP성장률이 5%대 중반으로 하락할 위험이 있다.
경기 둔화와 함께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 우려가 겹치면서 양국의 환율이 급등하고 있다. 인도의 루피/달러 환율은 63.2루피로 최근 1개월간 6.5%나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그동안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던 인도네시아 루피아 환율은 5월 들어 미국의 통화완화 종료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며 다시 급등하고 있다. 만성적인 경상 및 재정적자 구조에서 외국인자금이 이탈하면서 환율이 급등한 것. 인도네시아 루피아/달러 환율은 1만723으로 최근 1개월 동안 5.9% 상승해 2009년 4월 이후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2008년 8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에 9000루피아대 중반이던 환율은 그해 11월 1만2650루피아까지 급등했다. 2009년 3월~2011년 9월에는 환율이 하락세를 보여 8500대 중반까지 하락했고 이후 무역수지 적자전환을 계기로 완만한 상승세로 전환됐는데 최근 미국 양적완화  종료 우려가 불거지며 상승세가 현저히 가팔라졌다.
외환뿐만 아니라 주식 및 채권시장도 불안정한 모습이다. 20일 현재 인도의 센섹스지수는 1만8246p로 최근 1개월 동안 9.4%나 하락했고, 인도네시아 JCI는 11.6%나 급락했다. 같은 기간에 이머징 증시가 평균 2%가량 하락한 것에 비해 현저히 큰 폭이다. 연초에 8.0%, 5.1%였던 인도와 인도네시아 10년물 국채금리는 현재 8.9%와 8.4%까지 급등했다.
윤향진 한국투자증권 이머징마켓팀 팀장
<기사 출처 : 이코노믹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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