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30일 금요일

인도중앙은행 총재 "루피화 급락은 정부 탓"

수바라오 총재, 마지막 공식 강연서 정부 비판

5년 임기를 마치고 곧 이임할 두부리 수바라오 인도중앙은행(RBI) 총재가 마지막 공식 강연에서 루피화 가치 급락은 정부 정책 탓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수바라오 총재는 29일(현지시간) 뭄바이에서 한 강연에서 재무부의 '느슨한 재정정책' 때문에 중앙은행 자율성이 훼손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고 인도 언론이 30일 전했다.

그는 재임 기간 정책문제를 놓고 재무부와 자주 의견충돌을 빚었다.

그의 발언은 인도중앙은행이 정부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가 발표된 것에 맞춰 나왔다.

수바라오는 "루피화 가치 급락의 모든 원인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 탓으로 몰아가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라면서 "근본 원인은 인도의 경상적자가 최근 3년 연속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넘어선 데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상적자가 아마도 올해 4년째 정상수준을 능가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급부문 제약과 지배구조 문제는 중앙은행 권한 밖의 일이라며 재무부를 겨냥했다.

수바라오는 또 "중앙은행의 긴축 금융정책을 비난해온 사람들은 2009∼2012년 정부의 느슨한 재정정책 탓에 중앙은행의 자율성이 침해됐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재정통합 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졌더라면 중앙은행이 덜 긴축적인 금융정책을 구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앙은행이 물가안정을 책임져야 하고 재정안정에 대해서도 주도적이지만 독점적이지는 않은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중앙은행 권한은 법률로 정해 정부로부터 보호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에 대해 P. 치담바람 재무장관은 지난 27일 의회에서 자신이 한 발언과 수바라오의 발언 취지가 같다며 '대립각'을 세우지는 않았다.

치담바람 장관은 당시 의회에서 루피화 가치 급락은 전임 재무장관(프라납 무커지 현 대통령)이 내린 경기부양 결정 때문에 재정 및 경상 적자가 한도를 넘어선 데 따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수바라오는 내달 4일 임기를 마치고 '2008년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견한 라구람 라잔 전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에게 바통을 넘긴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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