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10일 월요일

인도 어린이들은 왜 학교 안 가고 빨래를 할까

아픈 부모·어린 동생 위해 '도비가트'서 일하는 알루, 16시간 일한 벌이는 5000원



- 1억6800만 명 같은 처지

- 빨래바구니, 꿈과 희망을 담아요!
- 노경실 지음/이유나 그림/담푸스·9800원

우리나라에서는 어린이들이 아침에 학교로 향하지만, 일터에 가야 하는 다른 나라 어린이들도 있다. 국제노동기구(ILO)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18세 미만 아동 노동 인구는 자그마치 1억6800만 명에 이른다. 그만큼 많은 어린이가 학교에 가지 못하고, 마음껏 뛰어놀지 못하고, 가난과 어른의 강요에 등 떠밀려 생활 전선에 투입된다는 뜻이다. 좋은 환경에서 훌륭한 급여라도 받으면 다행일 텐데, 일하는 어린이에게는 '저임금', '열악한 환경' 등 단어가 당연한 듯 따라붙는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현실 앞에 어린이들은 꿈도 희망도 가질 수 없다. 

빨래바구니, 꿈과 희망을 담아요!는 아동 노동의 현실을 그렸다. 인도에서 가장 큰 도시인 뭄바이. 이 도시의 고층 건물 사이에 있는 세계 최대의 빨래터인 '도비가트'가 배경이다. 이곳에서 어린이들은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하루 16시간 이상 일하고 우리나라 돈으로 5000원가량을 받는다.

이 책의 주인공인 아홉 살 소년 알루는 친구 시슈람에게 같이 빨래터에서 일하자는 제안을 받는다. 쉽게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알루. 돈을 많이 벌어 알루를 학교에 보내주겠다는 아빠의 약속은 멀어만 보인다. 설상가상으로 아빠는 교통사고로 다리를 다치고, 결국 알루는 다리가 불편한 아빠를 위해, 허리가 불편한 엄마를 위해, 동생인 라시아와 함께 학교에 다니기 위해 빨래터로 향한다. 

   
이러한 어린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관심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의 김미셸 사무총장은 추천사에서 네팔 벽돌공장에서 일하는 다섯 살 어린이에게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을 때 그 아이가 왈칵 울음을 터트리더라는 경험을 전한다. 그 어린이의 눈물 속에는 그동안 힘든 생활을 하면서도 그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했던 현실이 있다.

이 책은 주인공 알루의 모습을 통해 아동 노동의 현실을 환기한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언젠가 우리의 양심이 상처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전에는 상상도 못 하던 세계를 주인공 알루를 통해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담담하게 묘사한다.

신춘문예 출신의 관록있는 동화 작가 노경실이 펜을 잡았다. 국제구호단체인 '세이브더칠드런'과 '앰네스티'가 추천한 책이다.
<기사 출처 :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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