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31일 월요일

파월 인도주재 美대사 사임…양국 갈등 봉합 수순?

낸시 파월 인도 주재 미국 대사가 31일(현지시간) 사임 의사를 밝혔다. 후임 인선이 이뤄지도록 5월까지만 대사직을 수행하고 물러난다. 인도 외교관 공개체포로 야기된 인도와의 불편한 관계를 타개하기 위한 미국 수순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국은 그간 영향력이 부쩍 커진 중국과의 아시아에서의 힘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인도와의 동맹관계 구축에 힘써 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0년 미국과 인도의 관계가 "21세기에서 가장 명백한 파트너십 중 하나"라고 선포했다.

지난해 양국간 무역규모는 637억달러(약67조5857억원)였으며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이를 5년 내에 5000억달러(약 530조6500억원)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발생한 데비아니 코브라가데 뉴욕 주재 인도 부총영사 공개 체포 사건으로 양국관계는 급랭됐다.

코브라가데 부총영사는 지난해 12월 가사도우미에게 임금을 미국 규정의 3분의 1만 지불한 것과 미국 입국비자 신청서류를 조작하는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문제는 체포가 두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주던 중 공개된 장소에서 이뤄졌으며 알몸 수색까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국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자국 외교관 체포에 분노한 인도는 파월 대사를 소환해 공식 사과를 요청한 반면 미국 사법당국은 자국법을 위반한 코브라가데에 대한 면책특권 해제를 요구하며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 

양국 외교 공방은 점차 고조됐다. 인도는 그동안 아무 문제없던 민간인의 미국 대사관내 클럽 이용을 문제 삼아 영업 중단을 명령하고 이에 맞선 미국은 예정된 어니스트 모니즈 에너지장관의 인도 방문을 취소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이와 관련, 양국 정부 관계자들간에는 파월 대사가 코브라가데 사건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불거져 왔다.

이와 함께 7일부터 5월 12일까지 치러지는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직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은 인도 국민당의 나렌드 모디 후보와 파월 대사와의 불편한 관계도 사임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은 모디 후보가 지난 2002년 구자라트주(州)에서 발생한 힌두교-무슬림 간 유혈사태 당시 주 총리로서 이를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았다며 입국 비자를 폐기하는 등 그와 불편한 관계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모디 측 관계자는 "파월 대사는 코브라가데 사건 이후 인도정부 관계자와 만나지 않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대사의 중요한 임무를 하지 않고 있는 점으로 볼 때 미국은 신임 대사를 통해 차기 정부와 대화를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페르시스 캄바타는 "인도가 정말 21세기의 확실한 파트너라면 미국은 이러한 진지함과 영향력을 전달할 수 있는 외교관을 보내야 한다"며 "파월 대사를 적절한 시기에 다른 주요 인물로 교체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마리 하프 미 국무부 대변인은 "37년이나 일한 파월 대사는 은퇴할 자격이 충분하다. 사임은 최근 상황들과는 무관하다"며 코브라가데 부총영사 사건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퓨리서치가 지난해 12월7일부터 지난 1월12일까지 인도 국민 246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56%는 미국에 대해 호감을 가지고 있는 반면 비호감은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퓨리서치는 미국인에 대한 호감도도 58%로 낮지 않게 나타나는 등 때문에 고위급 인사들 간의 마찰과는 달리 일반 국민들의 사이는 나쁘지 않다고 분석했다.
<기사 출처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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