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3월 12일 수요일

인도③ 아그라, 무굴제국의 혼이 스며 있는 옛 수도


<<사람과 동물의 공존>> (아그라<인도>=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인도 다른도시와 마찬가지로 역사도시인 아그라에서도 사람과 동물이 같은 공간에서 생활한다. cityboy@yna.co.kr

인도 델리에서 아그라까지 가려면 승용차나 버스, 기차를 이용해야 한다. 개별 여행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기차는 하루 약 33회 운행하며, 델리에서 아그라까지 약 3시간이 걸린다. 아그라는 우리나라 경주 같은 곳으로 인도에서 제일가는 유적 도시다. 이곳은 무굴제국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에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로 꼽힌다. 

<<아그라 성>> (아그라<인도>=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아그라 성은 무굴제국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cityboy@yna.co.kr

아그라는 아그라 성을 중심으로 둘러보면 된다. 아그라 성은 아그라 포트(Agra Fort) 역에서 걸어서 8분 거리이다. 이 성은 전쟁의 피해를 막기 위해 요새로 만들어졌다. 성 둘레에는 해자가 있으며 내부로 들어가는 도로는 급격히 휘어져 있다. 과거 전투 시 코끼리를 탄 군사가 성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고안됐다. 현재도 성 부지의 80%는 인도 군대의 주둔지이다.

성에는 주요 볼거리가 6개 있다. 관광객은 남쪽 문인 아마르 싱 게이트(Amar Singh Gate)를 통해 들어가야 한다. 성 주변은 높이 20m에 달하는 붉은 벽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벽에는 이슬람 양식의 무늬들이 새겨져 있어 과거 무굴제국의 영화를 엿볼 수 있다. 성문을 들어서면 ‘자한기르 마할(Jahangir’s Mahal)’이라고 불리는 궁전으로 연결된다. 악바르 대제가 아들인 자한기르를 위해 만든 건물이다. 아그라 성의 대표적인 건축물로 좌우 대칭이 아름다우며 내부에는 이슬람과 힌두 양식이 융합된 문양이 새겨져 있다. 

<<아그라 성 관람하는 외국인들>> (아그라<인도>=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아그라 성에 있는 조각품을 관람하는 외국인들.아그라 성은 타지마할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cityboy@yna.co.kr

이 궁전을 지나면 왕의 침실이었던 카스 마할(Khas Mahal)로 이어진다.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침실에서는 성 주변에 있는 야무나 강이 보이며, 당시 건축방식을 따라서 천장이 무척 높다. 천장에는 금으로 세공된 무늬가 있어서 볼만하다. 침실 옆으로는 왕자, 공주의 방이 배치돼 있다. 계속 들어가면 5대 황제 샤 자한이 숨을 거둘 때까지 마지막 7년을 보낸 무삼만 버즈(Musamman Burj)가 있다. ‘포로의 탑’이라는 뜻으로 당시 샤 자한은 아들 아우랑제브(Aurangzeb)에 의해 이곳에 유폐됐으며 자신이 사랑했던 아내의 무덤인 타지마할(Taj Mahal)을 쳐다보면서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아그라, 아니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인 타지마할은 궁전이 아니라 무덤이다. 타지마할 가운데에는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데, 무굴제국의 5대 황제인 샤 자한이 부인인 뭄타즈 마할(Mumtaz Mahal)의 죽음을 애도하며 1631년부터 22년에 걸쳐서 지었다.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역사적 가치도 높아서 지난 1983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타지마할 전경>> (아그라<인도>=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당대의 모든 건축 기법과 재화를 동원해 만들어진 타지마할은 인도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이다. cityboy@yna.co.kr

샤 자한은 타지마할의 건너편 야무나 강 언덕에 자신이 묻힐 똑같은 사원을 지어 구름다리로 연결하려 했으나, 백성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그의 아들 아우랑제브에 의해 아그라 성에 감금됐다. 그는 죽을 때까지 왕비의 무덤인 타지마할을 바라보며 지내야 했고 죽은 뒤에야 왕비 곁에 갈 수 있었다.

타지마할 입구에 들어서면 꽃봉오리와 비슷한 돔이 있고, 주변에 첨탑 네 개가 세워져 있다. 서인도에서 가져온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돔은 높이가 70m로, 태양이 지평선 너머로 떨어지면서 햇빛이 비칠 때 가장 아름답다. 미너렛으로 불리는 높이 42m의 첨탑은 전형적인 이슬람 건축양식이며 돔 주변에는 당시 세계에서 모은 보석으로 장식한 꽃 등의 무늬가 있다. 

<<아그라 시내>>

방문객이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입장료에 포함된 덧신을 신어야 한다. 내부 벽에는 꽃 문양의 조각이 새겨져 있다. 이 조각은 빛을 받으면 색깔이 변화한다. 이곳에서 여행객을 인솔하는 가이드는 이 아름다운 광경을 보여주기 위해 작은 손전등을 들고 다닌다. 빛의 각도에 따라 색감과 보는 느낌이 다르다. 타지마할을 세울 때부터 빛의 방향을 정확하게 계산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사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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